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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역대급 효자제품 ⑦] 땀 흘려 일하는 이들의 56년 친구, 동아제약 ‘박카스’

지치고 힘든 삶 격려해 온 ‘국민 위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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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유림기자 |  2017.09.13 10:01:06

▲동아제약 박카스 초창기 지면 광고. (사진=동아제약)


제약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산업 중의 하나이자 국민 건강의 영원한 동반자다. 최근에는 신약개발 열풍이 불면서 우리 경제에 활력을 주고 있다. 제약사들이 장수한 배경에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은 히트제품이 있었다. 이에 CNB는 수십년 세월 서민과 함께 해온 ‘효자제품’들을 취재해 <연중기획>으로 연재하고 있다. 추억을 돌아보고 건강을 챙기는 데 작은 도움이 되고자 함이다. 일곱 번째는 이야기는 동아제약의 ‘박카스’다. (CNB=김유림 기자)

반세기 세월 서민 삶의 동반자 
피로회복의 대명사로 자리매김
박카스 광고는 내 자신 이야기

우리나라 최초의 자양강장제 동아제약 ‘박카스’. 자양강장제의 정확한 용어는 ‘자양강장변질제’이다. 자양(滋養)은 양질의 영양을 공급하고, 강장(强壯)은 오장(五臟)을 튼튼하게, 변질(變質)은 체질을 건강하게 변화시킨다는 뜻이다.

박카스 드링크는 야근에 지친 아빠, 밤샘 시험 공부를 하는 아들, 가사 일에 지친 주부 등 우리 모두를 격려해온 ‘국민 위로제’였다. 

하루 종일 고객응대에 시달리다 귀가길에 “나는 나에게 오늘 박카스를 사줬다”라고 읊조리는 콜센터 감정노동자의 애환, 지쳐서 잠들다 종점까지 와버린 청년에게 내미는 버스기사의 박카스 한병 등 내 이야기 같은 박카스 광고는 우리 삶에 자리잡고 있다. 

▲동아제약 박카스 초창기 제품 사진. (사진=동아제약)


사실 박카스는 출시 초기 알약 형태의 종합영양제였다. 1960년대는 해방 이후 한국전쟁까지 거쳐 많은 사람들이 영양결핍을 겪던 시절이었다. 당시 미국의 원조로 비타민제가 유행했고, 동아제약은 그 붐을 타고 1961년 알약 형태의 ‘박카스-정’을 발매했다. 

‘박카스 정’의 월간매출은 100정 포장단위로 1만개까지 늘어날 정도로 불티나게 팔렸다. 하지만 이듬해 알약을 감싸고 있는 외피가 녹는 문제가 발생해 대량 반품사태가 불거졌다. 연구소의 노력으로 문제는 곧바로 해결됐지만, 한번 손상된 이미지는 쉽게 복구되지 않았다. 

이에 동아제약은 1962년 박카스를 알약에서 액체로 변경해 앰풀(유리제의 작은 용기) 형태의 ‘박카스 내복액’을 발매했다. 그러나 앰풀 용기를 여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손을 다치는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한 탓에 또다시 제품 개선이 시행됐고, 1963년 마침내 지금의 드링크 타입인 ‘박카스D’가 완성됐다. 

박카스를 시작으로 자양강장제 시장에 수많은 드링크 형태의 제품이 쏟아져 나왔고, 동아제약은 차별화된 마케팅에 집중했다. 1964년 잦은 회식과 야근에 시달리는 ‘샐러리맨’의 애환을 담은 광고에 ‘음주 전후 간 건강에 박카스 드링크’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 광고 덕에 박카스는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고, 3년 후 동아제약을 업계 1위로 올려놓는다.

▲동아제약 박카스 초창기 지면 광고. (사진=동아제약)


1990년대에는 보통사람을 모델로 기용하는 휴먼광고 컨셉으로 광고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으면 어떤가? 그날의 피로는 그날에 푼다’는 카피를 시작으로, 버스종점편, 환경미화원편, 노사화합편 등 총 13편의 ‘새 한국인’ 시리즈가 연달아 방영됐다. 묵묵히 음지에서 일하는 우리의 이웃들을 담은 CF에 소비자들은 공감했고, 유명 방송인을 모델로 내세우는 기존 광고업계의 판도까지 바꿔놨다. 

동아제약 박카스는 광고 뿐만 아니라 청년들을 위한 신개념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며 모든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1997년 IMF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살인적인 구조조정과 대량 실업사태가 시작됐다. 당시 미래를 책임질 대학생들은 일자리가 사라졌고, 심지어 합격자 발표가 난 뒤에 무더기로 취소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강신호 동아쏘시오홀딩스 명예회장은 젊은이들을 위한 사회공헌에 눈을 돌렸다. 강 명예회장은 청년들을 일으켜 세워 그들에게 도전 정신과 희망을 불어넣어주고 싶었고, 그래서 1998년 ‘박카스와 함께하는 동아제약 대학생 국토대장정’을 시작했다.  

▲지난 2013년 ‘제21회 소비자가 뽑은 좋은 광고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동아제약의 ‘박카스 풀려라 피로’ CF. (사진=동아제약)


박카스 국토대장정 참가 대원들은 20박 21일 동안 평균 550여 km를 걷는다. 올해 20회까지 이어왔으며, 총 25만6386명이 지원, 이 중 2857명이 참가했다. 그동안 참가대원들이 걸었던 누적 거리는 무려 1만1458km로 이는 서울과 부산(약 400km)을 14회 이상 왕복한 거리다.

강 명예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박카스 국토대장정’만은 아직도 손수 챙긴다. 구순(九旬)에 접어들었지만, 출정식과 완주식, 대장정 중간에 진행되는 부모님과 함께 걷기 행사에 이르기까지 행사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CNB에 “박카스는 일상생활 속 평범한 이야기처럼 사람들 곁에 항상 함께 해왔다”며 “피로한 사람들에게 단순히 육체 피로를 풀어주는 피로회복제 한병이 아닌 그들의 마음까지 풀어 줄 수 있는 박카스만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위)1998년 제1회 박카스와 함께하는 대학생 국토대장정에 참여한 학생들과 걷고 있는 강신호 동아쏘시오홀딩스 명예회장. 2015년 국토대장정에 참가한 강 명예회장. (사진=동아제약)


한편 현재 박카스는 총 3가지 라인이 판매 중이다. 과거에는 대사성의약품으로 분류돼 약국에서만 구매할 수 있었지만, 2012년부터 의약외품으로 전환되면서 일반 슈퍼에도 유통되고 있다. 타우린 성분을 두 배(2000mg)로 늘린 ‘박카스D(더블)’와 카페인 성분을 제외한 ‘박카스 디카페’는 약국에서 볼 수 있다. 

기존의 박카스D(드링크)를 리뉴얼 시킨 ‘박카스F(포르테)’는 편의점과 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편의점에서 판매한다고 해도 ‘박카스F’는 음료가 아니라 엄연한 의약외품으로, 15세 이상 성인 1일 1회 1병 복용해야 한다. 

(CNB=김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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