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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역대급 효자제품 ⑥] 고난의 현대사와 함께 한 대웅제약 ‘우루사’

가난한 시절, 서민 간(肝) 건강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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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유림기자 |  2017.09.09 08:56:45

▲1990년대 대웅제약 우루사 지면광고. (사진=대웅제약)


제약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산업 중의 하나이자 국민 건강의 영원한 동반자다. 최근에는 신약개발 열풍이 불면서 우리 경제에 활력을 주고 있다. 제약사들이 장수한 배경에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은 히트제품이 있었다. 이에 CNB는 수십년 세월 서민과 함께 해온 ‘효자제품’들을 취재해 <연중기획>으로 연재하고 있다. 추억을 돌아보고 건강을 챙기는 데 작은 도움이 되고자 함이다. 여섯 번째는 이야기는 대웅제약의 ‘우루사’다. (CNB=김유림 기자)

쓴맛에 외면 받던 초기 우루사 
간염 만연했던 시절 캡슐로 변신
수천배 성장하며 간 건강약 대명사

우리 몸에서 해독의 75%를 담당하고 있는 간(肝). 영양분 저장 및 방출, 단백질의 합성, 면역작용, 지방의 소화 흡수 등 총괄적인 대사 과정까지 관여한다. 그러나 간경변증, 간암 등의 질병으로 80% 이상 손상되어도 남아 있는 정상 조직이 충분한 제 역할을 수행 하기에 우리 몸은 별다른 자각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간암의 조기 진단 비율이 낮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손상된 간은 피로감, 식욕부진, 무기력감, 소화불량 등을 통해 “고장났다”고 신호를 보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순한 과로나 만성 피로 정도로 넘기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침묵의 장기’라고 불리고 있다. 

환자들은 오른쪽 상복부 통증과 황달, 복수, 급격한 체중 감소 등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때 그제서야 병원을 찾는다. 하지만 이미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병이 진행돼, 치료보다는 생존 기간을 연장하려는 조치밖에 할 수 없다. 간암은 1기 때 발견하면 생존율이 52%에 이르지만, 2기(36%)·3기(15%)·4기(6%)로 진행되면 살 수 있는 확률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과거 우루사 광고모델이었던 백일섭(왼쪽)과 차두리. (사진=대웅제약)


이처럼 간질환은 조용히 찾아오는 불청객이지만, 강한 회복력을 가진 만큼 예방에 주의하면 된다. 감염 예방접종과 습관적인 과음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음주를 피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독주 및 폭탄주를 마시는 독특한 음주 문화 때문에 40~50대 중년 남성들에게 간암이 집중적으로 많이 발생한다. 현재 한국은 OECD 국가 중 간암 사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많은 한국인은 간을 지켜주는 약을 복용한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중인 의약품 중 가장 잘 알려진 제품은 57년의 역사를 지닌 대웅제약의 ‘우루사’다. 실제로 ‘우루사’는 간장약 매출 1위다. 지난해 일반의약품 매출은 279억원이며, 전문의약품 매출과 수출을 포함한 전체 매출은 713억원이다.

우루사의 주성분은 ‘UDCA(우르소데옥시콜산·Ursodeoxycholic acid)’다. UDCA는 체내에 이로운 담즙산의 성분이자 웅담의 핵심 성분이다. 간의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해독작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줘 독소와 노폐물의 제거를 도와준다. 반면 우리 몸의 UDCA 비율은 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음주가 잦거나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경우 외부로부터 UDCA를 꾸준히 섭취하면 간 기능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실제로 2014년 10월부터 2015년 3월까지 간 기능에 이상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8주간 ‘우루사’를 복용한 환자의 80%에게 피로 회복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연구 결과는 SCI급 국제학술지인 ‘IJCP(The International Journal of Clinical Practice)’에 논문이 게재됐다. 

▲1990년대 대웅제약 우루사 CF. (사진=대웅제약)


그런데 사실 우루사는 처음부터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는 간장약이 아니었다. 대웅제약의 전신인 대한비타민사는 1961년 원료 UDCA를 일본으로부터 수입해 우루사를 시장에 선보였다. 하지만 정제형 알약으로 만든 탓에 혀에 살짝 닿기만 해도 고역스러운 쓴맛이 전해지고, 목에 자주 걸려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이후 성균관대학교 약대를 졸업하고 약국을 운영하던 대웅제약 창업주이자 윤영환 명예회장이 1966년 대한비타민사를 사들이면서 ‘우루사’는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인수 후 윤 명예회장은 우루사에 주목했다. 간 질환에 시달리는 국민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당시만해도 한국 전쟁의 혼란기를 겪으면서 위생환경이 매우 열악했기 때문에 A형 간염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쉬웠다. 또 학교에서 주사기 하나로 여러 명이 동시에 콜레라나 장티푸스 등 전염병 예방주사를 맞아 B형 간염에도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대웅제약 우루사 초창기 패키지. (사진=대웅제약)


윤 명예회장과 연구진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끈질기게 연구에 매달렸다. 그 결과 1974년 UDCA와 비타민 B₁, B₂를 액체 상태로 변형해, 젤라틴 막으로 감싼 형태의 연질캡슐 우루사 제형을 개발하는 데에 성공했다. 

뒤이어 1977년 국내 최초 연질캡슐 자동화에 성공하면서 목 넘김이 편해지고 기존에 느껴졌던 쓴맛도 사라진 우루사를 발매하게 됐다. 우루사를 계기로 국내 제약업계는 다양한 형태의 연질캡슐 약을 내놓기 시작했다. 

연질캡슐 우루사 매출은 출시 초기 500~700만원이었던 데 비해 1978년 22억원으로 성장해 전체 의약품 판매 랭킹 1위를 차지하게 된다. 1983년에는 매출이 120억원으로 뛰어올라 연질캡슐 생산 10여년만에 100배 성장한 저력을 보여줬다. 대웅제약은 우루사 덕분에 1980년대 중반 제약업계 10위권 진입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놀라운 기록을 세운 우루사는 사명의 변화에도 영향을 끼쳤다. 윤 명예회장은 1978년 창립 33주년을 맞이해 대한비타민사의 ‘대’, 우루사의 상징인 ‘웅’자를 합쳐 ‘대웅제약’으로 새롭게 출발함을 알렸다. 

▲대웅제약 우루사 최신 패키지. (사진=대웅제약)


30여년이 지났지만 대웅제약은 국내 10대 상위제약사(지난해 기준)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특히 지금의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제품 품질 개선을 위해 끊임없는 연구와 R&D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대웅제약의 UDCA 수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5년 2451만불에서 2016년 3433만불로 크게 신장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만 2132만불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작년 수출액의 62% 수준으로 올해만 4000만불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UDCA 수출 물량의 50% 가량이 일본으로 가고 있다. 원조는 일본 기업인데, 대웅제약에서 합성한 UDCA가 역수출할 정도로 기술 발전을 이뤄낸 것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CNB에 “우루사는 대웅제약의 대표이자 56년간 국민의 간 건강을 지켜온 간 기능 개선제”라면서 “앞으로도 피로회복과 간 건강을 위한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고 우수한 품질과 약효로 보답해나가겠다”고 말했다. 

(CNB=김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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