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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후폭풍(下)] 중국 하늘길 닫힌 항공업계…동남아 노선 ‘춘추전국시대’

사드보복 풍선효과…‘제살 깎아먹기’식 생존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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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유림기자⁄ 2017.07.14 09:01:49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한국여행 제한 조치가 계속되면서 항공업계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이 장기화 되면서, 국내 면세점 업계와 항공업계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경제 보복이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최근 한미정상회담에서 사드 배치가 기정사실화 되면서 중국과의 분위기가 더 냉랭해지고 있다. 이에 CNB는 국내 유통업계의 실상을 두 차례에 걸쳐 집중 조명하고자 한다. 상편에서 사드 여파를 최전선에서 피부로 느끼고 있는 면세점업계를 다룬데 이어, 이번에는 항공업계를 들여다봤다. (CNB=김유림 기자)


한미일 삼각함수 속 중국보복 장기화 
사드 충격 피해 눈덩이…전방위 확산 
중국 노선 반토막…살길 찾아 동남아行

지난 6일 독일 베를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첫 만남을 가졌다. 당초 예정된 40분을 넘어 75분 동안 회담이 진행돼 이목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각종 제약으로 인해 양국 간 경제·문화·인적 교류가 위축되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한한령(限韓令)의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시 주석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의 주도적 노력을 지지한다. 그런데 한중관계가 곤란에 직면해 있다. 한·중관계 발전을 위한 장애물 제거를 희망한다”며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일 독일 베를린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사드 문제를 두고 양국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은 가운데, 중국의 사드 보복이 더 혹독해지고 있다. 중국 관광청(中华人民共和国国家旅游局)이 그동안 문제삼지 않았던 싼커(중국인 개별관광객)까지 제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순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에 소재한 현지 여행사가 한국행 개별비자를 받은 10여 명을 단체로 묶어 한국 관광을 보낸 이후 관광청에서 제재를 당했다고 매일경제가 보도했다. 이를 두고 관광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현지 여행사를 대상으로 한국행 개별비자를 내주지 말라고 지시한 데 따른 ‘본보기 징계’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한령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국적 항공사들의 표정은 실망감이 가득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한국행 단체여행 제한 조치’를 단행한 올 3월 중국 노선 여객은 전년 동기 대비 22.5% 감소했으며, 4월과 5월에는 각각 47.0%, 45.6%나 줄었다. 

▲올 3월부터 본격화된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지난 1분기 대형항공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냈다. 사진은 대한항공(위)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사진=각기업)


앞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3월부터 중국 노선의 공급 축소 방침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중국 노선에 투입했던 250~280석 규모 중형기(A330·B767)를 170석짜리 소형기(A321)로 대체했다. 

그러나 임시방편으로 내놓은 감축 대책도 사드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이익 감소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여러 중국 도시의 운수권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항공사들은 1년치 계획을 미리 세워놓고 이를 이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운수권은 국가 간에 상호 협정을 통해 정기편의 운항 횟수를 보장받는 권리다. 반대로 아무런 제한 없이 항공사 마음대로 항공편을 늘리고 줄일 수 있는 경우를 오픈스카이(Open Sky·항공 자유화 협정)라고 부른다.

특히 수익성이 좋은 중국 공항의 운수권은 대부분 기존 대형항공사들이 가져간 상태이며, 협약에 따라 운항 횟수를 충족시켜야 한다. 다시 말하면 승객이 단 한 명도 탑승하지 않았더라도, 운수권을 지키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정기편을 띄워야 한다는 얘기다. 

일례로 2013년 7월 일본 도쿄 나리타공항이 오픈스카이가 체결되면서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등 LCC도 취항을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공항 이동 시간이 훨씬 절약되고 표값도 더 비싸게 받을 수 있는 김포~도쿄 하네다공항 구간은 운수권 배분이 끝났기 때문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운항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CNB에 “중국 노선의 승객이 아직까지 늘어나는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에 노선 감축은 한동안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줄였던 모든 중국 항공편을 복구할 단계는 아니지만, 여름 성수기를 맞이하면서 베이징, 광저우 등 수요가 높은 노선 위주로 유동적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사드 갈등 이후 부정기편 운항 승인을 거부하면서 저가항공사들은 비슷한 거리의 일본과 동남아 노선으로 대체하고 있다.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에어서울,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항공기. (사진=각기업)


반면 후발주자인 저가항공사(LCC)들은 한 달에 한번 해당 국가에 허가를 받아 운항하는 ‘부정기편’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3월부터 국내 항공사의 중국행 부정기편 취항 승인은 단 한번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LCC의 중국 노선 대부분은 잠정 폐쇄됐으며, 복구 시점조차 불투명한 상태다. 티웨이항공은 인천~윈저우, 인천~하이커우, 대구~상하이 등을 최대 10월 말까지 운항을 중단한다. 이스타항공은 청주~선양, 청주~닝보, 정추~하얼빈, 제주~진쟝 노선의 운휴 기간을 8월 말까지로 연장했으며, 진에어 역시 중국행 항공편 가운데 양양~상하이, 제주~시안, 부산~우시 등 3개 노선이 쉬고 있다. 

중국 노선이 막히면서 항공사들은 비슷한 거리의 일본과 동남아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 한정된 수요 속에서 너도나도 비행기를 띄울 경우 가격 출혈 경쟁이 심화되면서 ‘제살 깎아먹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LCC 중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자본잠식 상태이며, 에어서울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LCC의 공격적인 인기 단거리 노선 확대는 곧장 대형항공사의 매출 타격으로 이어진다. 단거리 여행객의 항공권 구매 우선 순위는 양질의 서비스보다 ‘저렴한 가격’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사드 보복으로 인천공항의 중국행 비행기 탑승 수속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매출 2조8660억원, 영업이익 191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2조8670억원)은 비슷하나, 영업이익(3233억원)은 40.8%나 줄었다. 아시아나항공은 LCC 업계 2위 진에어에게 영업이익이 밀리는 굴욕을 겪었다. 진에어는 1분기 매출 2327억원, 영업이익 341억원, 당기순이익 254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내면서 영업이익에서 아시아나항공(263억원)을 제쳤다.

영업이익과 관련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원래 1분기는 항공업계의 전형적인 비수기”라면서도 “하지만 사실 중국 노선 감축이 실적에 영향이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대형항공사는 장거리인 미주, 유럽 노선에서 수익을 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스카이스캐너, 와이페이모어 등 전세계 항공사의 비행기표 가격 비교 사이트가 활성화되면서 외항사에게 밀리는 처지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궁여지책으로 단거리 노선을 늘리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사드 보복에 대한 뾰족한 돌파구가 없는 상황”이라며 “거대 시장인 대륙의 ‘하늘 길’이 계속 닫혀있게 된다면 항공사뿐만 아니라 중국인들과 관련된 국내 모든 산업들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CNB=김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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