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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금호타이어 ‘제2의 쌍용차’ 되나…문재인 정부 선택은

중국에 진상(進上)하기? 산은 ‘매각 플랜’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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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2017.07.11 09:01:00

▲금호타이어 협력업체 대표들이 지난달 12일 더불어민주당 광주광역시당 정문 앞에서 금호타이어의 해외매각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금호타이어 협력업체협의회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이 금호타이어를 중국 기업에 팔려는 KDB산업은행을 비판하고 나서면서 매각 반대 목소리가 다시 힘을 얻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줄곧 해외 매각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 온데다, 금호타이어 생산공장이 있는 광주·전남지역 경제·시민단체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어 산은의 매각 플랜이 순조롭지 않을 전망이다. 57년 역사의 향토기업 ‘금호타이어’의 운명은 어찌될까. (CNB=도기천 기자)   

외국기업 비해 국내기업 불리한 인수조건
이개호 의원 “산은이 불공정한 부당매각”
광주·전남 민심 ‘해외매각 반대’ 급물살

민주당 내 유일한 전남 지역 의원인 이개호 의원(제4정책조정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6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산은이 불공정한 절차에 의한 부당 매각을 강행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의원이 산은의 매각 계획을 문제 삼은 이유는 산은이 국내기업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인수 조건을 제시하는 바람에 금호타이어가 중국타이어 기업 ‘더블스타’에 넘어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사연은 이렇다. 산은을 비롯한 우리은행·KB국민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 3월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보유지분 42.01%와 경영권을 9550억원에 넘기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하면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했다. 

우선매수권은 채권 소유자가 주식을 제3자에게 매도하기 전에 채무자가 같은 조건으로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다. 박 회장이 더블스타가 제시한 9550억원 보다 1원이라도 더 써내면 금호타이어를 가져갈 수 있다는 얘기다.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당시 박 회장과 아들인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장이 1130억원의 사재를 출연한 것에 대한 채권단의 보답이다. 

▲민주당 이개호 의원은 산은의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추진을 “불공정한 부당 매각”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박 회장은 여러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채권단에 제안했다. 자신이 지분 100%를 소유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를 모으겠다는 것. 

하지만 채권단은 “우선매수청구권은 박 회장 개인에게 부여한 것으로, 다른 회사를 동원해 조달한 자금은 안된다”며 박 회장의 제안을 거부했다. 결국 박 회장은 지난 4월 “산업은행의 부당하고 불공정한 매각 절차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고 우선매수권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산은과 박 회장 간의 매각 협상이 결렬되자,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호’ 상표권 사용문제, 차입금 만기 연장, 방산부문 분리 등을 산은 측과 협의 중이다.  

이 의원은 이런 상황에 대해 “중국 업체는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면서 우선매수권을 가진 국내 기업인에게는 컨소시엄 구성을 불허하고 있다”며 “국내업체는 불리하게 해외업체는 유리하게 하는, 돈에만 눈이 어두워 국책은행의 본분을 망각하고 있는 산은의 행태를 참으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文대통령 “제2쌍용차 될까 우려”

이 의원의 지적은 문재인 정부의 입장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더블스타가 산은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직후인 지난 3월 18일 SNS를 통해 “금호타이어 매각은 단순히 금액만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다. 금호타이어가 쌍용자동차의 고통과 슬픔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채권단은 국익과 지역 경제,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 달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상하이차는 2004년 쌍용차를 인수했지만 몇 년 뒤 대규모 구조조정과 함께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한국에서 철수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3천여명의 직원이 해고됐으며 수십여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완성차 기술이 중국으로 넘어가면서 ‘기술 먹튀’ 논란도 일었다. 문 대통령은 이런 비극이 다시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의원 또한 “외국 업체에 금호타이어가 넘어 가면 광주·전남지역은 경제 피해는 물론이고 대량실업 사태도 불가피할 것으로 염려 된다”며 “쌍용자동차의 악몽이 다시 되살아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SNS를 통해 금호타이어 매각을 쌍용차 사태에 비유하면서 중국기업으로의 매각에 신중을 기해줄 것을 산은에 요청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 SNS 갈무리)


노무현 정부 시절 행자부·교통부 장관을 역임했고, 광주 광산구을에서 18~19대 의원을 지낸 이용섭 전 의원이 새 정부의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점도 재매각설에 힘을 싣고 있다.  

문 대통령의 대선캠프 비상경제대책단장이던 이 부위원장은 대선 당시 “더블스타는 규모가 금호타이어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하고 6개 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했다. 반면 박삼구 회장은 금호홀딩스 지분을 담보로 제공했는데도 컨소시엄 구성이 불허된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부위원장이 현재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의 고용 승계와 관계된 직·간접적인 업무를 지휘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각이 원점에서 다시 검토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으로는 매각의 키를 쥐고 있는 산업은행장의 교체 여부도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최근 새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이 지명되면서 이동걸 산업은행장의 거취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 행장의 임기가 1년 7개월이나 남았지만 이전 정권의 인물이라는 점에서 교체 가능성이 회자되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국내 타이어 기업 중 유일하게 ‘방산업체’라는 점도 논란거리다. 방산업체를 매각하려면 국방부와의 협의 및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기술유출을 우려하는 새정부의 뜻에 따라 조만간 새로 선임될 산자부 장관이 이번 매각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산은과 더블스타가 협상 시한인 9월 하순까지 합의하지 못하면 매각은 자동 무산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창업자 박인천(朴仁天, 1901~1984)은 포드 35년형(앞), 내쉬 33년형(뒤) 등 중고 택시 2대를 구입해 1946년 광주 황금동에 ‘광주택시’란 상호로 사무실을 오픈했다. 이후 그는 1960년 금호타이어의 전신인 ‘삼양타이야’를 세웠다. 이때부터 57년간 금호타이어는 전남·광주 지역민들과 함께해왔다. (금호고속 제공)


“금호는 60년 세월 함께한 향토기업”

이런 가운데 금호타이어 공장이 있는 광주·전남 지역 지자체·경제단체와 금호타이어 협력업체, 노조, 전국 1500여개 대리점주들은 각종 성명과 집회를 통해 중국기업의 인수 추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전국 대리점주 100여명은 지난달 12일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본관 앞에서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를 경영할 능력이 되지 않음에도 산업은행이 무리하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은 금호타이어의 해외 졸속매각을 반대했던 대선공약을 적극 이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광주상공회의소, 광주경영자총협회, 광주광산구 등도 성명을 내고 “지역경제를 파탄으로 내몰고 지역 근로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며 국내 타이어 산업의 기술 유출을 초래하는 해외 매각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데는 대량실직과 기술유출 우려 외에도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형성된 금호타이어에 대한 깊은 애정이 배경이 되고 있다.    

금호그룹은 1946년 고 박인천 창업주가 전남 광주에서 중고 택시 2대를 구입해 광주 황금동에 ‘광주택시’란 상호로 사무실을 열면서 시작된 기업이다. 

이후 그는 금호고속을 설립했으며, 타이어 확보에 어려움을 겪다 직접 타이어를 생산하기 위해 1960년 금호타이어의 전신인 ‘삼양타이야’를 세웠다. 당시 타이어 생산량은 하루 20여개에 불과했지만 그 뒤 빠르게 성장해 1975년엔 국내 최초로 항공기용 타이어를 개발했으며, 99년엔 구멍이 나도 시속 80㎞로 달릴 수 있는 런 플랫(Run-flat) 타이어를 세계 네번째로 생산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중국·미국·베트남 등에 잇달아 해외 생산기지를 구축했다. 

타이어 사업과 함께 운송사업도 크게 번창했다. 그룹의 모(母)기업인 금호산업은 60~70년대 경부선과 호남선 고속버스 사업에 뛰어들어 ‘금호 신화’를 창조했으며, 국내 2위 민간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을 설립했다.  

▲금호타이어 CI.


이처럼 금호그룹은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를 양대 축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특히 금호타이어는 박삼구 회장 부자와의 개인적인 인연도 깊다. 박 회장은 스물두살이던 1967년 금호타이어에 처음 입사해 올해 50년을 맞았다. 박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사장도 2005년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금호타이어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우리동네 작은 공장’이 해외곳곳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그룹 내 매출의 30%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한데는 지역민들의 응원과 자부심이 있었다. 어렵사리 워크아웃에서 벗어났음에도 중국에 넘어간다는 소식에 이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개호 의원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자리를 지키는 것 또한 문재인 정부의 중요한 과제”라며 “매각 과정에 국내 업체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호타이어 협력업체 한 관계자는 CNB에 “산은이 대우조선해양에는 수차례에 걸쳐 10조원이 넘는 혈세를 쏟아 부으면서도, 몇 안 되는 향토기업 중 하나인 금호타이어는 모(母)기업이 인수하겠다는데도 중국으로 넘기려 하고 있다”며 “중국으로의 매각은 5000여명의 금호타이어 근로자 뿐 아니라 1만여명에 달하는 협력업체 직원의 생존권을 무참히 짓밟는 것이며, 지역경제를 망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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