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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정치와 기업⑰] ‘대부업 금리 규제’ 서민에게 독일까 약일까

금리 규제 맞닥뜨린 제2금융권…대부업체·저신용층 공멸?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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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2017.07.13 09:18:08

CNB가 새정부 출범을 계기로 보다 정의로운 시장경제를 추구하며 연재하고 있는 <연중기획-정치와 기업>의 이번 주제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둘러싼 논쟁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한국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해법 중 하나로 고금리 이자를 낮출 생각입니다. 제2금융권·대부업계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상(上)편에서 도입 필요성을 다룬데 이어, 하(下)편에서는 부작용 및 업계 파장 등을 짚어봅니다. <편집자주>

▲법정 최고금리가 낮아지면 저신용 계층이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기 어려워져 사채시장에 내몰리게 되는 역효과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저신용·저소득 계층 대출 축소 ‘우려’
2금융권 신용비중 줄이고 체질 바꿔야 
‘핀테크 시대’ 영업전략 수정 불가피

“법정 최고금리 인하는 현실을 무시한 포퓰리즘 정책이며, 저신용자들을 사지에 내몰게 되고 대부업체들은 폐업 수순을 밟게 될 것입니다”

대부업계 한 관계자는 CNB에 이같이 밝혔다. 이는 향후 추진될 문재인 정부의 고금리 이자부담 완화 정책에 따른 업계의 반발이자 하소연이다.

정부는 미등록 대부업체 등 개인 간 거래에 적용되는 이자제한법상의 최고금리를 현행 연 25%에서 20%로 인하하고, 대부업·여신금융업 대상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대부업법)’에 따른 27.9%의 이자율도 단계적으로 25%로 내렸다가 최종적으로 20% 수준으로 낮춘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국회에는 이와 관련한 법안들도 제출돼 있는 상태. 하지만 가계부채 1300조원 시대에서 영세자영업자와 저소득 서민층의 고금리 부담을 덜어준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는 한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크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정무위원회·입법조사처 등에 따르면 반대 의견은 크게 2가지로 요약된다. 저신용·저소득 계층을 대상으로 한 신용경색과 이에 따른 불법 사금융 시장의 확대 등이다.

이자율 상한 인하로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 결국 이자율이 낮아짐을  감당하지 못하는 소형 대부업자들의 음성화로 인한 불법 사금융이 확대, 서민층이 정식으로 등록된 대부업체로부터 돈을 빌리지 못해 사채의 수렁에 빠지게 된다는 우려다.

신용등급이 낮아 등록대부업체를 이용하기 어려운 저소득 서민층도 문제다. 최고이자율이 인하되면 개인이나 미등록 대부업자의 자금공급도 약화돼 차입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 

아울러 현재 등록대부업자에 대해서는 이자제한법(25%) 보다 최고이자율이 높은 대부업법(27.9%)의 적용을 받도록 해 미등록 대부업자의 등록을 촉진하고 있는데, 이러한 유인효과도 없어지게 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등록 대부(중개)업자 수 및 법정 최고금리 인하 추이. (자료=금융위원회)


‘발등의 불’ 대책 마련 골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 후보시절 공약이기도 함에 따라 정부의 실천의지는 강하다. 일단 발등의 불은 대부업체에 떨어졌다.

에이원대부캐피탈, 산와대부, 리드코프, 아프로파이낸셜대부, 웰컴크레디라인대부, 태강대부, 조이크레디트대부금융, 바로크레디트대부, 애니원캐피탈대부 등 대부업계는 이자율 인하로 인해 금융업권에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에 비상사태에 직면한 상황이다.

지난해 3월 법정 최고금리가 연 34.9%에서 27.9%로 내려갔는데 또 내린다면 더 이상 사업을 영위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한국대부금융협회 관계자는 CNB에 “27.9%의 금리 인하로 마진이 안남아 현재에도 대출중단 및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며 “이 와중에 더 낮춘다고 한다면 사실상 저신용자 대출을 할 수 있는 대부업체는 점점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업계의 사정을 전했다.

현 27.9% 금리에서도 일부 대형사를 제외하고는 수익을 못 내고 있다는 것. 금융당국에 따르면 등록 대부업자 수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따라 비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실제로 2016년 말 기준 등록업자 수는 8654개로 같은 해 6월 8980개 대비 326개 감소했다.

대부금융협회 관계자는 “앞으로 금리가 더 낮아진다면 신용등급 7등급 이하(7·8·9·10등급) 대출사업은 부실률이 높아서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며 “이자가 높더라도 생활자금이 필요해 대부업을 이용하던 250만명 저신용·저소득층은 오갈 데가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시장상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사전적 대책도 없이 인기영합주의로 몰아붙이는 것은 업계는 물론 저신용자들에게는 거의 재앙으로 닥칠 위험이 농후하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정책성 서민금융상품으로 고객들을 흡수하겠다고 하지만 높은 부실률로 인해 ‘밑 빠진 독에 물 붙기 식’으로 막대한 재원이 계속 투입돼야 하기에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대부업의 수요를 대체할 순 없고 시장기능을 통해 저신용자 대출 부문이 유지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대부업계가 집단 반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비슷한 피해가 예상되는 저축은행들의 속사정은 어떨까. OK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SBI저축은행, 현대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 OSB저축은행, 모아저축은행, HK저축은행 등 79개 저축은행들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대해 일단 수긍하는 모양새이지만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CNB에 “정부 정책방향에 반대하기 보다는 일단 동조하고 있다”면서도 “담보 등 포트폴리오가 약하고 신용대출 위주의 영업을 하는 저축은행들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보다 큰 문제는 저신용자 대출심사가 까다로워져, 2금융권에서도 돈을 빌리지 못해 사금융으로 갈 수밖에 없는 소외계층인데 이들을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저축은행도 금리가 인하될 경우 수익성 악화가 예고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위기가 기회 될 수도”

반면 금융권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 등 핀테크로 금융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만큼 대부업과 2금융권이 스스로 살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첨단금융기법을 활용해 개인신용정보를 빅데이터화 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대손 가능성을 줄여야 한다는 것.  

한 중견대부업체 관계자는 CNB에 “정부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시장을 옥죄고 있는 만큼 2금융권과 대부업체는 풍선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신용대출 비중을 줄이고 부동산 담보대출을 늘리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면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대부업의 대출금리가 높은 것은 대출에 따른 손실 리스크가 발생할 확률이 1금융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라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대출심사를 강화하고 신용정보를 빅데이터화 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회에는 법정 최고금리를 19~20%까지 인하하는 이자제한법·대부업법 개정안 등이 계류돼 있지만 사실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자율은 법을 개정하지 않아도 대통령령으로 내릴 수 있다.

대부업법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모법을 손대지 않고 시행령만 가지고도 인하할 수 있지만 이 경우 국회 상임위의 암묵적 동의가 있어야 하는 등 금융당국에서 단독으로 처리하기에는 큰 부담으로 향후 국회에서의 법안 논의과정이 예의주시되고 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금리인하로 파생되는 각종 부작용이 있다면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관리감독·금융복지·신용불량자 회생제도 등을 통해 해결하면 된다”며 “이를 이유로 고리대 폭리로 고통 받는 서민들을 위해 이자율을 낮추려는 목적이 훼손돼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CNB=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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