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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김승룡·채한 교수팀 "논어를 읽으면 사람이 긍정적으로 바뀐다"

한문교육 수강생 대상 연구결과, 논어 한문교육의 인성증진 효과 과학적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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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최원석기자 |  2017.05.23 08:40:07

▲왼쪽부터 부산대 한문학과 김승룡 교수, 한의학과 채한 교수. (사진=부산대)


부산대학교(총장 전호환)는 인문대학 한문학과 김승룡 교수와 한의학전문대학원 한의학과 채한 교수로 구성된 융합연구팀이 중국 사상가 공자(孔子)의 가르침을 전하는 유가(儒家)의 성전이라고 할 수 있는 논어(論語)의 교육이 사람들의 생활 스트레스에 대한 정서적 반응 전략을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꿔 준다는 연구 결과를 객관적 데이터로 도출, 한국연구재단 등재지인 인문학술지 <석당논총> 67집에 발표했다고 22일 밝혔다.


한문(漢文) 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인성증진과의 관계 속에서 찾고 그것을 과학적으로 객관적 검증을 해보기 위해 '인지적 정서조절 전략검사(CERQ)' 방법으로 시도된 이번 연구는 부산대 김승룡·채한 교수가 3년여에 걸쳐 공동연구한 결과로, 대학에서 한문수업 수강생을 대상으로 논어 학습(강독)을 실시한 결과 사람들의 '적응적 전략'은 증가시키고 '부적응적 전략'은 감소시키는 결과가 객관적 데이터로 분석된 것이다.


이번 연구는 '논어 교육'이 사람들에게 주어진 상황을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함으로써 과도한 확대 해석이나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원인과 해별 방법을 이성적으로 찾아볼 수 있도록 해주는 의미 있는 텍스트이자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융합연구팀은 가네프스키(Garnesfski, 2002)의 '인지적 정서조절 전략검사(CERQ)'를 연구 도구로 삼아 한문수업 수강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문교육 시작 전과 후 두 차례의 측정, 그리고 '교양한문'이라는 낮은 수준의 교육 집단과 '논어 강독'이라는 높은 수준의 집단으로 실험군을 나눠 검사 결과를 통계학적으로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인지적 정서조절 전략검사(CERQ)'는 스트레스 사건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재해석함으로써 건설적으로 해결해나가는 '적응적 전략'과 부정적인 의미를 더 과장해서 받아들이면서 타인과 상황을 탓하고 비난하는 '부적응적 전략'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논어 학습 이전과 이후의 인지적 조절전략의 사용치.


연구 결과, 단순히 생활 한자를 학습하는 낮은 수준의 '교양한문' 수강 집단은 큰 변화가 없었으나 반면 논어의 내용을 이해하는 높은 수준의 '논어강독' 수강생들은 유의미한 인성증진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매주 2시간씩 4개월간 '논어 강독'을 수강한 대학생들에 있어서 적응적 전략의 사용은 9%(55→60) 증가했고, 부적응적 전략의 사용은 14.3%(28.7→24.6) 감소했다고 밝혔다. 높은 수준의 논어강독 수강생들에게는 부적응적 전략의 사용은 감소한 반면 적응적 전략에서는 증가하는 경향이 데이터로 확인된 것이다.


논어강독과 같은 높은 수준의 한문 교육은 스트레스 상황에 갇혔을 때 이를 과도하게 포장하면서 자신과 주변사람들을 비난하는 전략의 사용을 감소시키는데, 이는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과 불안, 부적응과 정서적 고통을 줄이고 정서적 안녕감이나 자아존중감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예를 들면, 논어강독은 청소년의 시험불안, 부모와 자녀간의 의사소통, 노년기의 정신건강, 대학생의 음주문제 등과 같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동연구자들은 “동양의 인문 고전에서는 사회생활에서의 정서적 불안을 스스로 깨우쳐야 하는 마음공부의 대상으로 보았으며, 몸과 마음의 웰빙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제시해왔다”며 “비록 이번 연구의 한계는 일부 있을 수 있으나, 논어와 한문교육이 인성의 발달과 성숙, 그리고 정신건강과 웰빙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인문학 교양 교육의 질적 향상이 대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의미를 평가했다.


김승룡·채한 교수의 융합연구팀은 이번 연구 외에도 한국 고유의 전통과학을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다양한 공동 작업을 진행해 왔다.


김 교수는 “대학에서 한시(漢詩)를 강의하면서 학생들이 보인 치유의 가능성을 이렇게 과학으로 증명할 수 있어 즐겁다”며 “사실 한문으로 쓰여진 고전은 현대사회와 멀게 느껴지기 마련인데, 이번 연구결과에서 입증한 것처럼 취업과 진로를 고민하는 대학생, 자아정체성의 혼란과 불안을 겪는 청소년에게 고전은 마음을 쓰다듬는 치유의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연구에서 고전치유의 과학적 분석을 진행한 채한 교수는 “한의학도 그렇지만 인문 고전 또한 한국인의 소중한 자산으로 잘 지켜나가면서 하나씩 증명해나갈 때 참고 기다려주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수천 년의 지혜를 몇 번의 단발성 연구로 밝힌다는 것은 무리한 욕심이겠지만, 앞으로 융합연구를 통해 인문 고전과 심신건강 사이의 과학적 연결고리를 찾는 고전치유학 연구를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CNB=최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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