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새 정부의 경제-외교안보 분야 인사를 국민에게 말씀 드리겠다”며 직접 이 같은 인사를 발표한 뒤, 이어 당초 청와대 외교안보실장 하마평에 올랐던 문정인(66) 연세대 명예특임교수와, 대미 특사였던 홍석현(68) 전 중앙일보·JTBC 사장을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특보로, 또한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는 김광두(70) 서강대 경제학과 석좌교수를 각각 임명했다.
문 대통령은 김 경제부총리 내정과 관련해 “경제 사령탑인 경제부총리의 인선에서 종합적인 위기관리 능력과 과감한 추진력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다”며 “기획예산처와 기재부의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경제에 대한 거시적 통찰력과 조정능력이 검증된 유능한 경제 관료라는 점에서 지금 이 시기에 경제부총리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김 총장은 저와 개인적 인연은 없지만, 청계천 판자집 소년가장에서 출발해 기재부 차관과 국조실장까지 역임한 분으로 누구보다 서민의 어려움 공감할 수 있는 분”이라며 “경제계·학계·정계에서 두루 인정받는 유능한 경제전문가인 만큼 위기의 한국경제를 도약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강 후보자는 비(非)외무고시 출신의 외교부 첫 여성국장과 한국 여성 중 유엔 최고위직에 임명되는 등 외교 분야에서 우리나라 최초·최고 여성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닌 외교 전문가로, 내각 구성에서 성 평등이란 관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서울 출신으로 서울고,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주 제네바 대표부 대사를 거쳐 현재 아시아정당 국제회의 공동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문 대통령이 각국 정상들과 ‘전화 외교’를 할 때 배석해 역할을 해낸 정 신임 안보실장에 대해 “과거 정부에서는 안보를 ‘국방’으로 협소하게 바라본 측면이 있었으나 안보와 외교는 동전의 양면이라 본다”며 “북핵위기 상황에선 안보에서 외교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생각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지금처럼 북핵, 사드(THAAD), 경제가 하나로 얽힌 숙제를 풀려면 확고한 안보의식과 함께 외교적 능력이 있어야 해 정 실장이 적임자라 판단했다”며 “안보가 곧 경제, 민생이라는 통합적 정책 운용을 통해 하루빨리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하는 국가안보 상황을 만들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광주 출생으로, 경기고를 졸업한 뒤 펜실베니아대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고 고려대 교수를 지낸 진보 성향의 장 정책실장에 대해 “한국사회의 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지속적으로 연구한 경제학 분야의 석학이자 실천운동가”라면서 “과거 재벌 대기업 중심 경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사람 중심, 중소기업 중심으로 경제·사회 정책을 변화시켜 경제민주화와 소득주도 성장, 국민성장을 함께 추진할 최고의 적임자”라고 발탁 이유를 밝혔다.
또한 문 대통령은 “한국경제에 대한 해박한 이론을 바탕으로 경제력 집중완화와 기업지배구조 개선 운동을 벌여온 것이 한국경제의 구조적 난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 될 것”이라며 “경제·사회적 양극화 해소를 이뤄내 국민 모두가 더불어 성장하는 나라를 만드는 데 역할을 해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보수 성향의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임명과 관련해서는 “김 원장은 대한민국의 개혁적 보수를 대표하는 경제학자로, 저와 다소 다른 시각에서 정치·경제를 바라보던 분이지만 경제 문제도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손잡아야 한다”면서 “국민 삶을 중심에 놓으면 얼마든지 함께 할 수 있고, 우리 경제가 가야 할 길이 성장이냐 분배냐의 이분법이 아닌 성장·분배의 선순환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친미성향의 홍 특보와 친중 성향의 문 특보를 동시에 특보로 기용해 외교의 균형점을 찾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는 홍석현-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 임명과 관련해서는 “비록 비상임이지만 국제사회에서 이미 능력과 권위를 인정받은 두 분이 참여함에 따라 산적한 외교·안보 현안의 실마리가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앞으로 두 분은 새 정부의 통일·외교·안보 정책 기조와 방향을 저와 의논하고 함께 챙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