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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정치와 기업 ⑨] ‘복합금융’ 보험설계사 생존권 파괴…문재인 정부 생각은?

고객편의냐 일자리냐…‘新 은행’ 운명은?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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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2017.05.20 08:44:54

CNB가 새정부 출범을 계기로 보다 정의로운 시장경제를 추구하며 연재하고 있는 <연중기획-정치와 기업>의 이번 주제는 과거 정부가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공들여온 ‘복합금융점포’입니다. <上>편에서 복합점포 현황을 다룬데 이어, 이번 편에서는 40만 보험설계사의 일자리 위기 논란을 다뤘습니다. 새정부는 어떤 결단을 내릴까요? <편집자주> 

▲금융위원회가 복합점포 시범운영 종료 후 제도 확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인 가운데 40만 보험설계사의 일자리를 위태롭게 한다는 지적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사진=CNB포토뱅크)


은행의 보험업 규제 유명무실
보험설계사 생존권 문제 뒷전
文정부 ‘일자리 창출’에 역행

현재까지 4개 금융지주 복합점포에서의 보험판매 실적은 KB금융 708건, 신한금융 173건, 농협금융 51건, 하나금융 18건으로 부진한 편이다. 

이 상태라면 보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볼 수 있는데 정식 도입될 경우 사정은 달라진다. 이에 일각에서는 금융지주에서 규제 완화와 복합점포의 본격적인 확대를 염두에 두고 시범기간에는 우월적 지위 남용 행위(일명 ‘꺽기’) 및 불완전 판매를 조심하고 설계사들의 생존권 문제 등을 의식해 적극적인 영업을 꾀하지 않았다는 의혹의 눈초리도 제기되고 있다. 

복합점포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는 크다. 일단 ‘방카슈랑스(Bankasurance) 룰’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다.

방카슈랑스는 은행(Banque)과 보험(Assurance)을 합성한 프랑스어로 은행 등이 보험회사와 제휴, 그 대리점이나 중개사 자격을 겸하면서 보험상품도 함께 판매할 수 있도록 한 영업형태의 금융서비스로 2003년 8월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대형·특정보험사의 시장 독점을 방지키 위해 은행에서 보험을 팔 때 한 보험사의 상품 비중을 25% 이상 넘지 못하도록 하는 이른바 ‘방카슈랑스 25%룰’이 적용되고 있다.

국내 모든 은행들은 이 규정을 철저히 지키고 있지만 복합점포 내에서는 이 같은 ‘룰’이 이미 깨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2016년 KB금융지주가 복합점포에서 판매한 생명보험 상품 중 KB생명 비중은 금액을 기준으로 36.1%였고 KB손해보험은 27.1%였다. 같은 해 농협금융 복합점포에서 농협생명 상품 판매 비중은 45%로 파악됐다. 하나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23.6%, 4.7%로 ‘방카 25%룰’을 넘지 않았다.

물론 한 점포당 따지는 게 아니라 전체 은행에서의 방카 비중을 살펴야 하지만, 복합점포에서 우회적으로 피해가고 있어 전면 시행 시 ‘방카룰’이 무력해질 수 있다는 것.

특히 무엇보다 보험설계사 생존권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지난 2015년 복합점포 시범운영을 시작할 당시 한국보험대리점협회에서는 설계사들의 소득 감소와 일자리 축소 등 부작용이 발생한다며 모집인들의 반대서명을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 시범기간이 끝나가는 상황인 만큼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험대리점협회 관계자는 CNB에 “소비자 편익을 위한다는 명분을 거창하게 내세우고 있지만 애초부터 복합점포는 금융지주 만을 위한 특혜”라며 “전면 확대될 경우 40만명의 보험설계사들의 생존권을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골목상권인 보험모집인 시장을 활성화 시켜야지 약자의 일자리를 뺏어 대기업의 배만 불려주면 안 된다. 일자리 창출이라는 현 정부 기조와도 맞지 않아 기대를 걸고 있다”며 추이를 보면서 설계사들의 권익보호 차원에서 접근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합점포 시범사업은 은행을 보유하고 있는 금융지주가 주체다. 이러다 보니 KB손보·KB생명·신한생명·농협생명·하나생명 등 은행계(KB국민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 KEB하나은행) 보험사만 유리하고 삼성·한화·교보생명, 현대해상·동부화재 등 비은행계 보험사 및 비지주 은행들은 불리해 애초부터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

더군다나 향후 전 은행권으로 대폭 문호를 개방할 경우 설계사 판매채널 붕괴 및 대량실업을 유발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가 지난 2015년 진행한 복합점포 내 보험사 입점 반대 서명운동 양식.(자료=보험대리점협회)


새정부 ‘일자리 만들기’와 충돌…백지화 가능성도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이 같은 우려에 동조해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을동 의원(새누리당)과 신학용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각각 복합점포 내 보험사 입점을 막는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각각 발의한 바 있다. 

해당 상임위에서 여·야가 함께 정책 반대에 나선 것. 반면 이때 은행연합회에서는 국회에 “보험사가 복합점포에 참여하는 것은 소비자의 편익이 증대될 수 있다”며 “이를 금지시키는 것은 금융업종간 시너지 효과를 통한 금융산업 경쟁력 제고의 기회를 상실하게 되는 것”이라는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법안은 19대 임기만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고 현 20대 국회에서는 관련 법안이 없는 상태다.

국회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에서는 오는 6월 말까지 진행된 복합점포 시범운영 성과를 점검한 후 제도의 확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지만, 일자리 창출을 부르짖는 새정부 정책방향에 역행함에 따라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커 향후 추이는 지켜볼 일이다.

국회 한 관계자는 “지난 2008년 국회에서는 사회적 합의를 거쳐 방카룰 완전개방을 철회하고 현 규제를 존치시킨 바 있다”며 “보험 복합점포 확대 실시가 본격화 된다면 이를 막는 관련법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CNB=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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