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7.05.18 12:36:09
SBS 계열사 SBS플러스는 전날 밤 11시 방송된 정치풍자 프로그램 ‘캐리돌 뉴스’에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 표지를 장식한 김영삼·김대중·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근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 등 5명의 역대 한국 대통령들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의 표지 모델 사진으로 일베가 악의적으로 합성한 비하 사진을 내보냈다.
타임지 원문 표지 제목인 ‘Hello, Mr.Ro’’가 ‘Go to hell, Mr.Roh’(지옥에나 가라, 노무현)으로 바뀌어 있는 사진이었으며, 소제목도 ‘South Korea’s New President‘(남한의 새로운 대통령)가 ’New Corpse‘(새로운 시체)로 바뀐 채 방송에 내보냈다.
논란이 일자 ’캐리돌 뉴스‘ 제작진은 18일 사과문을 통해 “사용한 이미지에서 사전 충분한 필터링을 하지 못한 명백한 실수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제작진도 당황하고 있으며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해당 영상클립의 서비스를 중지했으나 SBS가 방송에서 故 노 전 대통령 관련한 실수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데 심각성이 있다.
SBS는 2013년 8월 8시뉴스 ’日 수산물 현지 검사 잘 되고 있나‘라는 리포트에서 후쿠시마산 가자미류 방사능 검출량 도표 밑에 교묘하게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합성 이미지를 배경으로 깔려 있는 이미지를 사용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2015년 SBS ’한밤의 TV연예‘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이 합성된 영화 ’암살‘ 포스터를 방송에 내보냈고, 같은 해 5월 25일 8시 뉴스에서는 노 전 대통령 6주기 추도식 다음날,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관광버스 안 춤추는 사람들의 영상 배경음으로 일베가 제작한 음원 일부분이 깔려 있는 ’MC무현‘ 노래를 틀기도 했다.
방송 이후 일베 사이트에는 “노무현 타임지 기사 떴다” “일베가 해냈다” 등등의 글이 잇달아 올라와 이에 누리꾼들은 “실수가 아니고 100% 고의다” “팩트체크를 소홀히 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SBS를 강하게 성토하고 있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18일 “일베가 작성해 배포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으로 여과 없이 방송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왜 같은 사고가 반복되는지 모르겠다. 해당 방송사에 조사와 관련자에 대한 조치를 공식적으로 요청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