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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박현주 회장, 증권업 불황에도 미래에셋대우 직원 늘린 까닭

영업력 확장 vs 구조조정 포석,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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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강훈기자 |  2017.04.21 09:38:31

▲지난해 통합 출범한 미래에셋대우가 합병 전보다 직원수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복인원을 이유로 인원감축에 나서는 다른 증권사의 행보와 대비된다. (왼쪽부터)미래에셋대우 본사 전경과 여의도 사옥(구 대우증권 본사) 모습. (사진=손강훈 기자)

지난해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통합해 출범한 ‘미래에셋대우’의 직원 수가 합병 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이는 다이어트에 열심인 다른 증권사들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속내는 뭘까. (CNB=손강훈 기자)

박현주 “금융사 살 길은 투자 뿐”
통합증권사 출범후 되레 직원 늘려
“관리직 영업일선 내 몬다” 비판도

초대형 증권사를 탄생시킨 미래에셋대우의 행보가 눈에 띈다. 증권업계 불황과 온라인 거래 활성화 등으로 증권사 인력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직원을 늘렸기 때문이다.

CNB가 미래에셋대우의 사업보고서와 분기보고서를 살펴보니, 지난해 말 기준 직원 수는 4812명이었다. 이는 합병 전(작년 9월 기준)의 4713명(미래에셋증권 1786명, 대우증권 2927명)보다 100여명 정도 늘어난 수치다. 

그동안 증권업계는 꾸준히 인력을 줄여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직원 수는 2011년 이후 계속 감소세다. 2016년 3만5699명으로 2011년과 비교할 때 19%(8361명) 줄었다. 증시가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주식거래가 줄고 온라인·모바일 주식거래가 늘면서 지점 통폐합, 구조조정 등이 이뤄진 결과다. 

특히 인수·합병을 한 증권사 대부분은 ‘중복인력’이 발생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직원들을 떠나보냈다.

실례로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합친 NH투자증권의 경우, 출범 후 600여명의 직원이 퇴사했다. 푸르덴셜증권과 한화증권이 합병한 한화투자증권도 350여명의 희망퇴직을 시행했고 아이엠투자증권을 인수한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당시 직원 40여명을 내보냈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아시아 1위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기 위해 합병 전 두 회사의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생각하는 ‘금융업의 역할’과 맞닿아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사진)은 그동안 '합병 후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해왔다. (사진=CNB포토뱅크)


‘박현주 플랜’ 속도 내나

박 회장은 ‘금융사=투자자’라고 보고 있다. 저성장, 고령화, 내수부진 등 한국 경제에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답은 ‘투자’이고 이걸 금융업이 나서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그의 생각은 지난 2015년 12월 미래에셋이 대우증권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잘 드러난다. 당시 그는 “국내 금융산업이 투자를 기피하는 상황에서 투자활성화로 한국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하기 위한 마음으로 대우증권 인수전에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투자자로서 증권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리고 성장의 밑거름으로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는 ‘이미 검증된 우수한 인력을 굳이 구조조정 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합병에 따른 구조조정 우려가 나왔을 때 박 회장은 “글로벌 IB로 도약하기 위해선 현재 직원 수도 모자라다”며 “합병 후 인위적 인력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해왔다.

실제로 미래에셋대우는 오히려 사람을 더 뽑았다. 통합을 준비하고 있던 2016년 양사(미래에셋증권, 대우증권)는 150명이 넘는 직원을 신규 채용했다. 합병을 앞둔 당시 KB증권이 220여명의 직원을 내보낸 것과 대비된다.

또한 영업력 확장·강화를 목표로 중복되는 관리직원을 영업직으로 배치하는 방법을 통해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의 인력재배치를 구조조정의 ‘사전포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관리직원을 영업직으로 보낸 후 실적이 나지 않으면 그것을 빌미로 해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에서 뒤떨어진 사람들을 정리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구조조정의 명분을 축적해가는 과정일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이와 관련 미래에셋대우는 지나친 확대해석이라는 입장이다. 본사 관리체계가 자리 잡은 만큼 인원 재배치를 통해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려는 것이지 다른 뜻은 없다는 것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CNB와의 통화에서 “인력재배치는 우수한 인력을 활용해 증권사를 키워나가겠다는 의도”라며 “구조조정이 없다는 방침은 오너의 의지로 여전히 굳건하다”고 말했다.

(CNB=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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