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후보 측 한 핵심관계자가 “대구에서 시작한 행보를 호남까지 이어가 국민통합을 완성하자는 의미”라고 강조한 것처럼 이날 화두 역시 ‘통합’으로 ‘불모지’ 대구 방문의 연장선에서 호남을 곧바로 찾아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란 구호를 완성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문 후보는 이날 새벽 6시30분 비행기로 제주로 향해 4·3 평화공원을 참배하고 유족을 위로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으며, 참배 직후 방명록에 ‘4·3 제주가 외롭지 않게 제주의 언덕이 되겠습니다’라고 썼다.
문 후보의 이 메시지는 전날 대구 유세에서 “대구도 부산도 광주도 웃고, 전국이 웃다 보면 국민통합이 저절로 될 것”이라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도 기뻐하실 것이고, 박정희 대통령도 웃으실 것”이라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른바 ‘역사와의 통합’이라는 화두를 내걸고 제주의 한과 눈물을 치유하면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힘을 모으자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어 문 후보는 제주 동문시장 한복판에서 유세하며 지지를 호소한 뒤 야권의 전통적인 텃밭이자 강력한 경쟁자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기 싸움이 한창인 최대 격전지인 호남의 민심을 얻어야 야당의 적통을 이어갈 수 있고 그 여세로 ‘대세론’을 형성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전주로 이동했다.
문 후보는 전북대 앞에서 지지유세를 한 뒤 광주로 이동해 유세를 이어가면서 정책 행보도 빠뜨리지 않아 이번 대선을 비전과 정책으로 대결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매일 같이 정책을 공개해 ‘준비된 대통령’ 이미지를 각인한다는 전략이다.
이날은 평화·인권·환경 수도로서의 제주 비전을 발표한 데 이어 ‘내 삶을 바꾸는 정권교체’ 정책 시리즈 12번째로 어르신들을 위한 공약을 공개한다.
한편 문 후보는 전날 저녁 항공편으로 제주에 도착해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변경하고 자신의 선거 유세 차량과 충돌해 사망한 오토바이 운전자의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하고 빈소에 40분간 머물렀다.
앞서 지난 16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에서 문 후보 측 유세차량과 오토바이가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해 오토바이 운전자가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사망한바 있으며, 경찰에 따르면 트럭 운전자는 최근 계약을 맺고 문 후보 유세 지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는 자신의 SNS에 “오늘 아침, 대구로 가는 길에 너무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며 “우리 유세차량과 추돌한 오토바이 운전자께서 운명을 달리하셨다. 36살의 젊은 나이에 아내를 남겨 두셨다고 하니 가슴이 아려온다”라며 고인과 유족에 위로의 마음을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