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한치의 양보도 없는 ‘검증공방’에 돌입한 상황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바른정당 유승민·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는 게 현재의 대선지형이다.
특히 문·안 후보가 후보등록 전 마지막 여론조사까지도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을 보임에 따라 불과 3주 남겨둔 이번 대선은 그야말로 ‘안갯속 혈투’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민주당 문 후보 측은 수직 상승세를 보였던 안 후보의 지지율이 조정국면을 맞았다고 보고 이번 주 확실한 우세를 판세를 돌려놓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문 후보 측 핵심관계자는 16일 중앙 언론과의 통화에서 “안 후보의 상승세를 저지하겠다는 1차 목표를 이룬 셈”이라며 “선거운동 시작 시점에서 소폭으로라도 안 후보의 지지세가 하락세로 돌아서면 승기를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문 후보는 정책 행보를 가속하면서 ‘새로운 대한민국’의 청사진을 내보이는 ‘포지티브 전략’으로 선거운동에 임하는 반면, 캠프는 사실로 밝혀진 ‘버스떼기 동원’에 대한 공세와 더불어 안 후보 부인 김미경 교수의 ‘1+1 채용 특혜’와 보좌진에 대한 ‘갑질 논란’을 부각시키는 등 도덕성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등 후보와 캠프는 역할을 분담하는 ‘이원화 전략’을 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구(舊)여권으로 대변되는 적폐 정치세력이 안 후보를 ‘정치적 대리인’으로 내세워 복권을 꾀하고 있다는 프레임 공세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장병환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국민의당의 정신적 고향인 호남에서 유세를 시작해 돌풍을 만들 것”이라며 “합리적 진보·개혁적 보수를 끌어안기 위한 메시지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범보수 후보들이 맥을 못 추는 상황에서 중도·보수층의 반문 정서를 극대화해 안 후보만이 대항마라는 인식을 확산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며, 특히 메시지 전달을 극대화하기 위해 안 후보를 포함한 유세단이 전국 동시다발 유세를 하면서 동일한 메시지를 발신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특히 초접전 양상인 문·안 대결이 결국 수도권의 2040세대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이를 집중 공략하는 한편,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는 슬로건으로 중도·보수층을 동시에 끌어안겠다는 복안이다.
이철우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우리 당의 지역적 기반인 영남과 충청을 확실히 잡으면 승산이 있다”며 “첫 유세를 대전에서 하고 대구로 간다”고 말하면서 기동력이 좋은 소규모 유세단으로 시·군을 한 차례 이상 공략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그간 대선지형을 뒤흔들 최대 소재로 꼽혔던 제3지대론이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의 불출마 선언으로 완전 소멸하면서 이제 정치권 내부로부터의 변수는 확실히 줄어들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그러나 확연한 ‘2강 3약’ 체제에서 3주간의 선거운동에 돌입하지만 돌발 상황을 예측할 수 없는 만큼 대선 당일까지는 살얼음판 전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안 후보가 연일 사활을 건 검증공세를 주고받는 상황에서 기존 의혹에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거나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되면서 유권자의 표심을 흔들 개연성이 충분하기 때문에 새롭게 불거져 나올 ‘결정적 한 방’이 판세를 좌우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더구나 이제 막 시작한 TV 토론회에서의 예기치 못한 실수로 인한 추락 가능성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시점이며, 북한의 6차 핵실험 가능성과 이에 맞물린 미국의 선제 타격설 등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위기가 어떻게 전개될 지도 표심을 자극할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안보 이슈가 보수층 결집의 소재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종결 등 탄핵정국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상황과 맞물려 완주를 공언했던 범보수 후보들의 막판 단일화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