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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카드3사 개인정보 유출사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 “시즌2는 집단소송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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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2017.04.13 10:20:08

▲지난 3월 23일 경실련·금융소비자연대·서울YMCA·소비자시민모임·소비자와 함께·언론개혁시민연대·진보네트워크센터·참여연대·함께하는 시민행동 등 9개 단체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주요 대선주자에게 제안하는 ‘소비자권리 실현을 위한 개혁과제’를 발표했는데 여기에 집단소송제가 포함됐다. (사진=이성호 기자)

소멸시효 완성 직전에 추가소송 제기
차기정부 징벌배상제 등 도입 가능성
앞선 재판 10만원 배상판결에 항소

지난 2014년 카드 3사(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롯데카드)의 개인정보 대량유출 사건은 전 국민의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외부 파견직원(신용정보조회회사 KCB 소속)을 통해 무려 약 1억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 성명·주민번호·여권번호·이메일·전화번호·주소·직장·결혼여부·자가용 보유여부는 물론 카드발급정보·카드번호·유효기간·결제계좌·신용한도금액·이용실적·연소득·연체금액·타사카드 보유현황 등의 정보가 줄줄이 새나갔다.

유출건수가 워낙 대량이다 보니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한 사태였다. 하지만 카드 3사의 실질적인 피해보상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전국적으로 수십만 명이 개인 또는 집단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오랜 재판 끝에 법원은 카드사들에게 고작 10만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했고, 카드사들은 이마저도 불복해 항소했다. 

이런 가운데 시간은 흘러 카드정보유출 손해배상의 소멸시효(3년)가 올해 1월 8일자로 완성됐다. 재판이 진행 중인 사람들은 소멸시효의 적용을 받지 않지만 그동안 재판을 걸지 않았던 사람들은 이날 이후로는 손배소를 걸 수 없다. 소멸시효는 권리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음에도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상태가 일정기간 계속된 경우, 그 권리가 소멸되는 제도다.

이에 금융소비자연맹에서는 또 한 번 피해자들을 모아 시효를 앞둔 지난 1월 7일 KB국민카드·NH농협카드·롯데카드를 상대로 한 공동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접수했다. 카드사들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소송을 이끌고 있는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국장을 만나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CNB=이성호 기자)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국장. (사진=이성호 기자)


-공동소송 참여 인원은.

앞서 1만여명이 참여했고 올해 1월 추가로 제기한 소송에서는 2000여명이 모였다.
카드사들의 잘못으로 1억 건이 넘는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마땅히 소비자에게 피해보상을 해줘야 했으나 전무했다. 소비자들이 구제를 받으려면 해당 회사에 소송을 걸어야 하는데 개별적으로 소송을 걸기는 힘들다. 그래서 피해자들을 모아 공동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추가 소송 계기는.

소멸시효를 앞두고 그냥 넘어갈 수 없었고 소비자들이 왜 추가소송을 안하느냐는 요청이 쇄도했다.

-소송에 참여한 인원수가 적지 않나.

전국적으로 진행 중인 개인·단체의 소송 건을 전부 합치면 현재 우리가 진행 중인 건수보다는 많겠지만 그렇더라도 전체 피해건수에 비해서는 극소수라고 봐야 한다. 가장 큰 이유는 법원이 제시한 1인당 피해보상액이 10만원으로 매우 적기 때문이다. 또 각종 증빙자료를 준비하기도 쉽지 않다. 복잡하고 힘겨운 싸움이다.

-소송의 목적은.

본 사건의 경우 손배금이 대부분 10만원이며 많아야 20만원 정도다. 사실 10만원을 받기 위해서 소송인들이 참여한 것이 아니다. 현 체계상 기업의 잘못으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구제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피해구제를 받으려면 소송을 걸어야 하는데 개별 소송은 비용·시간제약 등 현실적으로 어렵기에 힘을 합쳐 공동소송을 통해 카드사들의 잘못을 따지는 것이다. 즉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앞으로 재발방지를 위한 경각심을 주기 위해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소송 경과는.

아직 1심이 안 끝난 건도 있고, 1심에서 승소했으나 카드사의 항소로 2심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지난 1월에 소멸시효를 앞두고 추가로 소송을 제기한 건에 대해서는 아직 재판이 열리지 않았다.

-현재까지 카드사로부터 손배금을 받은 소비자는 없나.

아직까지 없다. 이유는 카드사들이 1심에서 패소 해 1인당 10만원의 손배금 판결을 받았음에도 불복해 전부 항소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이와 별도로 1심 형사재판에서 벌금(국민카드·농협 1500만원, 롯데카드 1000만원)을 선고 받았고 이 역시 항소한 상태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이런 법원 판결을 받아들이게 되면 추가로 진행되는 여러 소송에서도 (앞의 판례 때문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아마도 그래서 항소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소비자 공동소송 건은 대법원까지는 안 갈 것 같다. 2심에서도 패소한 것을 대법까지 끌고 가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다. 특히 카드사 입장에서는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된 만큼 잠재적 소송인을 차단하는 효과를 더 이상 노릴 필요도 없다.

-소비자 피해구제가 힘든데.

공동소송에 참여한 분 중에서 실제로 정보유출 피해를 입어 약 3000만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분도 있다. 당초 카드사들은 이러한 사례가 생기면 보상해준다고 했지만 안 해줬다. 이런 사례는 별도로 소송을 걸어야 한다.

더군다나 피해입증을 카드사가 아닌 원고 즉 소비자가 직접 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거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다.

-대안은.

카드사들이 외부업체에 아웃소싱을 줬다가 유출돼 사단이 벌어진 사건이다. 이처럼 기업의 잘못으로 소비자가 막대한 피해를 입었지만 기업은 별 타격을 안 받는다. 소송에 패소하더라도 소송을 제기한 사람에게만 보상 해주면 되기 때문이다.

소비자 권리보호는 없고 기업에게만 유리하다. 이에 배상 한도 제한 없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비윤리적 가해기업의 손배책임 강화)나 집단소송제(피해를 입은 소비자 중 일부가 기업 등 가해자를 상대로 승소를 하면 동일한 피해를 입은 나머지 소비자들도 별도의 소송 없이 그 판결의 효력(기판력)으로 인해 모두 구제 받을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금소연을 포함 9개 시민·소비자단체들은 지난 3월 23일 대선 주자들에게 소비자권리를 위한 14개 개혁과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정책질의서를 전달했는데 여기에 징벌배상제·집단소송제도 포함됐다.   
현재 이런 제도가 없어 기업들이 책임을 회피하고 소비자들이 일일이 소송을 걸어야 하는 구조로 소비자 권익보호가 미흡한 형국이다. 따라서 차기정부에서는 소비자 권익보호를 위한 제도를 점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못다 한 말이 있다면.

카드 3사 정보유출 건 말고도 매번 되풀이 되는 대형 소비자 피해 사건에 대해 소송한 사람들만 그것도 승소한 경우만 구제된다는 것은 불합리하다. 이는 기업들이 불법행위를 해도 용인되는 구조다.

집단소송제가 도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업을 상대로 공동소송을 거는 것은 힘들지만 분명 의미가 있다. 이마저도 등한 시 할 경우 잘못한 기업들은 반성은커녕 오히려 소비자 권익보호를 더 외면하게 되는 빗장을 풀어주게 된다.

적극적인 권리행사를 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무서운 줄 알아야 재발이 안 되는 것이다. 이에 소비자들과 함께 지금 진행되고 있는 재판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아울러 앞으로 기업들도 소비자 권익을 무시하면 안 된다. 결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게 돼 치명타를 입을 것이다. 소비자 권리 보호를 위한 장치를 마련해 영업을 해야 할 것이다.

(CNB=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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