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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증권업계 ‘2년만의 봄’이 불안한 이유

산적한 악재들…대한민국호(號)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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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강훈기자 |  2017.03.30 15:58:28

▲증권사가 주식시장 호황을 바탕으로 올 1분기 개선된 실적을 낼 것이라 예상됐다. 지난달 21일 개장 후 코스피 지수가 19개월 만에 2100선을 넘었을 당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부진한 실적으로 울상이었던 증권사들이 올해 들어 미소 짓고 있다. 각종 호재로 실적 개선의 토대가 마련됐기 때문. 하지만 나라 안팎의 사정으로 볼 때 이런 분위기가 계속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증권업계의 봄날은 언제까지일까. (CNB=손강훈 기자)

주식시장 호황에 증권사 모처럼 ‘봄’
각종 호재로 자금유입 기대감 커져 
곳곳에 암초… ‘반짝 반등’ 우려도 

지난해 증권사들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희망퇴직, 지점통폐합 등 허리띠를 졸라맸음에도 작년 53개 증권사의 순이익은 2조1388억원으로 전년보다 33.9%(1조930억원) 급감했다.

하지만 올해는 반등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를 비롯한 실적 추정 기관에서 내놓은 올 1분기 실적 예상치는 긍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 6개 상장사의 1분기 순이익을 3899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447억원)과 비교해 12.8% 늘어난 수치로 특히 직전 분기의 순이익(862억원)과 비교하면 4배 이상 급증했다. 

이 같은 예상의 원인은 작년 증권사의 발목을 잡았던 주식시장이 어느 정도 개선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의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포스코 등 수출 대형주가 강세를 띠면서 증시를 이끌었다. 박스권에 갇혀있던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21일 2100을 넘어서더니 현재는 2200을 바라보고 있다. 하루 평균 주식 거래대금도 7조4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일평균 거래대금이 6조5660억원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완연한 회복세다. 

게다가 대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긍정적으로 예상되면서 당분간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지수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삼성증권은 올해 1분기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5%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를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이 9조원을 가뿐히 넘을 것으로 예측됐다.

증권업계는 대형주들의 개선된 1분기 실적이 반영될 경우, 코스피 지수가 2300선도 넘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주가지수가 오르게 되면 저금리로 갈 곳 잃은 자금이 주식시장에 몰릴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실례로 지난 2015년 저금리 기조와 맞물리며 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원을 돌파했다. 당시 증권사들은 주식거래 수수료 수입을 바탕으로 많은 수익을 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개선과 한국의 수출증가세 지속 등은 주식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현재 주식시장은 수출 대형주들이 이끌고 있다. 하지만 수출과 관련 곳곳에 암초가 있어 이 분위기가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사진은 인천항구에 정박해 있는 이란 컨테이너선. (사진=연합뉴스)


곳곳이 지뢰밭…새정부에 ‘기대’

하지만 증권업계의 봄날이 언제까지 이어질진 미지수다. 주식시장은 외부 상황에 따라 흔들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증시의 중심은 대형 수출주다. 그동안 수출기업은 반도체·글로벌 석유화학제품의 수요 확대, 달러강세(가격경쟁력 확보), 유가상승(수출단가 상승) 등의 요인으로 이익을 내왔다.

하지만 미국이 이르면 4월 우리나라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우리는 미국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원·달러환율 하락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원·달러환율이 떨어지면 수출제품가격이 올라 환차손(환율변동에 따른 손해)과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지게 돼 우리기업은 피해를 보게 된다.

수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던 국제유가의 상승이 지지부진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합의로 1배럴당 50달러를 넘었던 국제유가는 미국 셰일가스 생산이 늘면서 40달러 선으로 떨어진 후 큰 반등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수출제품 단가가 떨어져 수익이 줄 수 있는 상황이다.

또한 미국의 불확실성도 여전한 상황이다. 미국은 올해 2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에 금리인상을 단행했고 그 영향으로 국내 금리가 휘청거리며 증권사들은 채권 분야에서 상당한 손실을 봤다. 채권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치가 하락하게 된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채권평가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국내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악재다. 증권업계는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1352억원을 들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이 400억원으로 가장 많고 하나금융투자(300억원), 유안타증권(241억원), KB증권(211억원), 동부증권(200억원) 순이다.

지난 23일 나온 대우조선해양 추가지원안에는 채권의 50% 출자 전환이 포함돼 있다. 이 방안이 통과되면 이들 증권사는 출자전환 비율에 따라 최대 50% 감액 손실이 예상된다. 출자전환 된 주식 가치를 어느 정도까지 인정하느냐에 따라 손실 규모가 달라질 수는 있지만, 일단 회계상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렇다고 지원안이 부결되면 대우조선은 법정관리 형태인 프리패키지 플랜(플랜P)에 들어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최악의 경우 보유채권 전액을 날릴 수도 있다. 사면초가인 상황이다.

게다가 지난 23일 개정된 금융투자업 규정안도 증권사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개정안이 발효됨에 따라 증권사들은 기존 ‘고정’이하 등급 채무보증에만 적립했던 충당금을 모든 등급에 적립해야 하는데 회사 입장에선 나갈 돈이 더 생긴 셈이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채무보증과 관련 모든 등급에 대손준비금을 적립해야 하는 것은 증권사 실적에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불확실성이 산적한 가운데 한국호(號)의 방향타는 5월 대선 이후에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새정부가 무너진 경제 컨트롤타워를 다시 세우고 대내외적인 각종 변수를 하나씩 해결해 나간다면 지금보다 상황이 나아지겠지만, 정국불안이 계속된다면 앞날을 장담하기 힘들다. 결국 봄날을 이어갈지 여부는 우리 자신에게 달린 셈이다.  

(CNB=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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