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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브라질산 ‘썩은 닭고기’ 파문…롯데리아·GS25 ‘왜’ 버티나

도시락·햄버거·치킨 ‘주의보’…유통업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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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유림기자 |  2017.03.24 12:51:07

▲브라질에서 부패한 고기를 유통한 회사들이 대거 적발된 가운데, 한국에 수출하는 회사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


브라질발 ‘썩은 닭고기’ 파문이 국내까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식품기업과 유통업계가 일제히 판매중단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여전히 브라질 닭을 사용한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 있어,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브라질산 닭고기를 먹어도 문제없는 걸까? (CNB=김유림 기자)

브라질 일부업체 ‘썩은 닭’ 수출
수입 닭고기 중 브라질산 83%
불안 커지지만 당국 태도 안일

“인간적으로 먹는 걸로 장난질 하지 말자”, “어떻게 검역에서 안 걸렸지?”, “화학약품 범벅을 먹었구나”, “내가, 내 아들이 먹었다니”, “좀 전에 맘**치에서 브라질산 들어간 햄버거 먹었다구요!” 

요즘 인터넷에서는 ‘브라질 닭’을 먹어왔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로 가득하다. 

브라질 닭고기 파문은 지난 1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브라질 연방경찰이 육가공업체의 공장과 작업 시설 30여 곳을 기습 단속한 결과, 이들이 유통기한이 지난 썩은 고기들을 시중에 판매해온 사실을 밝혀냈다.   

적발된 업체 중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쇠고기 수출회사인 JBS와 닭고기 가공업체 BRF도 포함됐으며, 이들은 썩은 고기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 발암물질이 첨가된 화학약품으로 세척해 유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회사들은 위생검역 담당 공무원 33명에게 금품을 건네며 검역 망을 피해갔으며, 해당 뇌물이 현재 브라질의 집권당인 민주운동당(PMDB)과 진보당(PP) 등으로 흘러들어 간 정황이 포착되면서 ‘정치 스캔들’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국내에 유통된 브라질산 닭고기를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했지만, 소비자들은 SNS와 인터넷 상에서 여전히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인터넷커뮤니티 캡처)


문제는 우리나라의 지난해 닭고기 수입량 중 브라질산이 83%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중 40% 이상이 ‘BRF’에서 들여온 것으로 밝혀지면서 파장은 걷잡을 수없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국산보다 30% 가량 저렴한 브라질산 닭은 사조, 동원F&B, CJ제일제당, 대상, 마니커 등 국내 대형 식품업체들이 원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KFC와 롯데리아, 버거킹 등의 치킨햄버거와 너겟, 씨유(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의 도시락 등에도 브라질산 닭이 사용돼왔다. 대형마트 3사(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는 브라질산 닭으로 만들어진 각종 제품을 식품기업들로부터 납품받아 판매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 말 믿을 수 있나?

사태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지난 20일 문제가 된 브라질 업체로부터 수입한 닭고기의 유통·판매 중단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조치 하루만인 21일 브라질 당국에서 보내온 자료를 근거로 “문제가 된 작업장에서 만든 닭고기가 한국으로 수출된 적이 없다”면서 “따라서 수입을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며, 유통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지난 2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브라질 정부의 자료를 근거로 브라질산 부패 닭고기가 한국으로 수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진=식약처)


하지만 정부는 브라질 당국의 설명에만 근거해 판매중지 하루 만에 안전하다고 입장을 바꿔, 소비자들의 불신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된 업체라도 적발된 공장이 아닌 곳에서 만들어진 닭은 한국으로 수출·유통을 허용한다는 의미여서, 상한 고기가 아예 들어오지 않았다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유명 식품기업과 프랜차이즈들은 소비자들의 우려를 감안해 브라질산 닭고기 상품의 판매 또는 발주를 중단한 상태다. 다만 일부 업체들은 적발이 되지 않은 공장에서 가공된 브라질 닭은 계속 사용할 예정이다. 

사조와 동원은 브라질산 닭고기를 원료로 사용했지만, 점검 결과 문제가 없어 제품 철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대상그룹 역시 순살치킨에 브라질산 닭고기를 사용하지만, 적발된 공장에서 만든 제품이 아니어서 정상적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향후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맘스터치는 대표 메뉴인 싸이버거를 포함한 할라피뇨통살버거, 핫플러스통살버거 등은 브라질산 닭고기 패티 사용을 유지하고, BRF 닭을 사용해오던 순살조청치킨, 케이준강정, 강정콤보의 판매를 중단한다. 

▲GS25는 오는 26일까지 브라질 닭고기가 사용된 도시락과 간편식 제품을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CU와 세븐일레븐은 전면 판매 중단을 내린 상태다. 사진은 GS25의 마이홍 치킨도시락. (사진=GS25)


GS리테일·롯데리아, 배짱 장사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편의점 3사중 유일하게 브라질산 닭을 사용한 도시락을 아직 판매하고 있다. 마이홍치킨도시락, 부대찌개 도시락, 매콤달콤치킨강정, 순살닭볶음탕도시락, 닭다리살 치킨버거, 데리야끼치킨 볶음밥 삼각김밥, 치킨마요 삼각김밥, 핫바베큐왕꼬치 등 모두 브라질산 닭고기가 들어가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CNB에 “브라질산 닭이 들어간 도시락은 오는 26일까지 판매하고, 다음주부터 발주를 중단한다”고 말했다. 

롯데리아는 ‘리치버거’와 ‘순살치킨’ 메뉴에 브라질산을 사용하고 있으며, KFC의 경우 치킨불고기버거 한 종류만 브라질산과 국내산을 혼입해 판매 중이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적발된 업체인 BRF와는 일절 거래한 적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 브라질 닭 사용을 중단할 계획이 없다”며 “이상이 없는데 갑자기 판매를 중단하면 이미 재료를 구입한 가맹점주 뿐만 아니라 납품 업체까지 피해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

▲맘스터치와 롯데리아는 브라질산 닭고기를 사용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은 맘스터치 싸이버거(위)와 롯데리아의 순살치킨 풀팩. (사진=각 기업 홈페이지)


현재 우리나라는 국민 1인당 연간 닭고기 소비량이 12.8kg에 달할 정도로 닭고기 소비율이 높다. 특히 치킨은 치느님(치킨+하느님)이라 불릴 정도로 대표적인 국민 간식이며, 드라마에서 유명 배우가 ‘치맥’을 언급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 정도로 한국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썩은 닭고기 파동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검역 이후 수입된 닭고기의 유통경로에 대한 추적시스템이 사실상 없는 상태”라며 “어린 학생들이 사먹는 길거리 닭꼬치와 닭강정, 술안주용 닭발, 닭똥집 등은 원산지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CNB=김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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