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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대림산업이 석유화학사업 몸집 불리려는 속내

건설사가 에틸렌 생산공장 인수 검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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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강훈기자 |  2017.03.24 11:25:30

▲대림산업이 미국 에틸렌 생산공장 인수 검토에 나서며 석유화학분야의 사업확장을 꾀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대림산업 본사. (사진=손강훈)

대림산업이 석유화학분야 해외진출을 검토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통상 건설사들의 해외사업은 기간시설·공장 등을 짓는 일이다. 직접 석유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분야로의 진출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대림산업이 새로운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구상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CNB=손강훈 기자)

석유화학사업부서 작년 큰 수익 올려
안개속 주택시장보다 확실한 투자 노려 
문제는 인수 가격…‘승자의 저주’ 될라 

대림산업은 지난 20일 미국의 에탄크래커(ECC, 셰일가스를 이용해 석유화학의 기본 원료인 에틸렌을 생산하는 방식) 공장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전날 관련보도가 나온 지 하루 만에 공식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해당 에탄크래커 공장은 미국 천연가스 개발업체인 윌리엄스파트너스가 매물로 내놓은 루지애나주 가이스마 올레핀 공장이다. 이 공장은 연간 90만톤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매각 가격은 2~3조원대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기존 건설사들의 통상적인 해외진출과는 차이가 있다. 다른 건설사들 역시 수익성 확보를 위해 외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토목·건설에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실례로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이란에서 3조8000억원 규모의 석유화학 플랜트 시설공사를 수주해 본계약을 체결했다. 

SK건설은 벨기에 에너지기업 유니트로부터 ‘이란 민자발전사업권’을 보유한 특수목적법인 유니트 인터내셔널 에너지사의 지분 30%를 우리 돈 약 4조1440억원에 인수, 이란의 발전소 건설사업에 진출하게 됐다.

하지만 이번 대림산업의 미 공장 인수 검토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단순한 재무적 차원의 지분 참여인지, 직접 경영에 뛰어들 것인지에 대해 대림산업 측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인수 지분이 80%에 넘는다는 점에서 경영권을 확보해 직접 석유화학사업에 나설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런 추측에는 대림산업이 이미 석유화학부문에 진출해있다는 점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회사 내에는 석유화학산업부가 운영되고 있으며 폴리부텐(PB), 폴리에틸렌(PE) 등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연간 191만톤 가량의 에틸렌이 생산되고 있는 ‘여천NCC’의 지분 50%를 갖고 있다. 

증권업계는 대림산업의 인수 검토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기존 석유화학 사업이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한편 사업다각화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약 인수 한다면 화학사업 영위를 위해 나쁘지 않은 투자”이라며 “기존 공장을 그대로 인수하는 것이라서 인허가 등의 과정 없이 빠른 시장 선점이 가능해 바로 투자금 회수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림산업의 석유화학사업부는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에 절반에 육박하는 수익을 냈다. 대림산업이 지분 50%를 보유한 여천NCC 공장 전경. (사진=여천NCC)


‘돈’ 되는 미래먹거리에 올인?

대림산업이 이같이 석유화학 분야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976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전체 영업이익(4250억원) 중 절반(46.5%)에 육박했다. 여천NCC 지분투자에 따른 이익은 784억원으로 전년보다 4배 이상 늘었다. 이처럼 어느 정도 수익성이 확인했기 때문에 석유화학부분에 대한 ‘몸집키우기’에 나선 것이다. 

올해 국내 주택시장 전망이 좋지 않은 점도 석유화학 분야로의 몸집을 키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 각종 부동산 규제책과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한 대출금리 상승 등이 주택 구매 욕구를 떨어뜨린 결과, 지난 1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5만9313호로 전월 대비 5.1% 많아졌다. 최근 2년 새 사상 최대 물량이 분양된 터라 이 물량들이 완공돼 입주가 시작되는 올 하반기부터는 공급과잉이 빚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대림산업이 공장 인수에 성공한다면 단순계산으로 연간 200만톤이 넘는 에틸렌을 생산하게 된다. 이는 LG화학(연 220만톤), 롯데케미칼(연 210만톤) 수준으로 순식간에 1위 경쟁에 나설 수 있다.

게다가 ECC는 NCC(나프타분해설비)에 비해 에틸렌 생산비용이 적다. NCC 중심인 국내 다른 업체에 비해 가격 경쟁력도 가질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인수가격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과연 대림산업이 매각가로 알려진 2~3조원의 금액을 무리하지 않고 마련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대림산업의 지난해 9월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5538억원. 인수가격이 2조원대로 형성된다고 해도 최소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모자란다.

한편 대림산업 관계자는 CNB와의 통화에서 “이미 공시한대로 공장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며, 결론이 나오면 다시 입장을 밝히겠다”며 말을 아꼈다.

(CNB=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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