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7.03.22 14:07:45
박 전 대통령은 전날 오전 9시 24분께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마련된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으며, 검찰은 1001호 조사실에서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뇌물수수·직권남용·공무상 비밀누설 등 13개 혐의의 사실관계와 경위 등을 확인했다.
검찰은 혐의가 워낙 많고 복잡한 데다 박 전 대통령 측 사이에 기초적인 사실관계부터 입장차가 커 조사는 장시간 진행됐으며, 검찰은 이 같은 진술 내용과 기존 수사기록, 증거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조만간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사 자체는 전날 오후 11시 40분에 마무리됐으나 박 전 대통령 측은 조서의 주요 부분마다 기재된 답변 내용과 취지 등을 꼼꼼히 확인하느라 열람·검토에 시간을 오래 들였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조서를 꼼꼼히 확인하면서 시간이 더 걸려 중앙지검 청사에 들어가고 나온 시간 기준으로는 21시간 30분 동안 조사가 진행된 셈이다.
검찰은 뇌물 혐의 입증을 겨냥해 수사팀의 ‘투톱’으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 한웅재(47·사법연수원 28기) 부장검사와 특수1부 이원석(48·27기) 부장검사를 투입해 삼성 특혜와 관련한 433억원대 뇌물 혐의와 함께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대기업 출연금의 대가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파고든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오후 8시 35분께까지 약 11시간 동안 한 부장검사가, 이어 8시 40분부터 3시간가량 이 부장검사가 각각 조사를 맡았으며, 아울러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관리 의혹에 따른 직권남용죄, 청와대 기밀문서 유출, 민간기업 경영·인사권 개입 등도 조사 대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추궁에 박 전 대통령은 대체로 ”사실이 아니다“, ”잘 모른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일부 의혹에 대해선 기본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범의(범죄 의도)가 없었다“는 진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며 ”국민에게 한 말씀 해 달라“, ”어떤 점이 송구한가“ 등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대기 중이던 차를 타고 삼성동 사저로 향해 오전 7시6분께 도착, 열렬히 환호하는 박사모 등 지지자들에게 환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숙여 고마움을 표시한 뒤 사저로 들어갔다.
이날 사저 앞에서는 지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었고 친박 핵심 자유한국당 윤상현, 최경환 의원, 서청원 의원의 부인 등도 모습을 보였으며, 박 전 대통령은 이들에게 ”아휴, 어떻게 나오셨어요“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윤 의원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