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7.03.13 10:39:18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파면 이틀 만에 청와대를 떠나 삼성동 사저로 들어가면서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는다”고 사실상 헌법재판소의 탄핵 판결에 불복하는 입장을 전해와 또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12일 오후 7시가 넘어 청와대를 나와 삼성동 사저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려 사저 앞에 몰려있던 지지자들과 친박 의원 사이에서 미소 가득한 얼굴로 6분가량 머물면서 악수를 건네고 대화를 나누는 등 생각이상 밝은 모습으로 일관했다.
이 과정에서 당초 파면 이후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던 박 전 대통령이 사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든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지 않겠는가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끝내 공식적인 입장은 들을 수 없어 파면 선고에 대한 불복이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은 임기를 마치지 못한 데 대해 ‘죄송하다’고 말은 했지만, 그 원인이 된 국정농단에 대해서는 국민 앞에 사과하지 않고 오히려 자택 앞에서 기다리던 ‘박사모’ 등 지지자들과 자유한국당 최경환·윤상현·조원진 등 친박계 핵심 의원들에게 웃음을 보이며 손을 흔들면서 이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기까지 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메시지는 지지층에 대한 인사였지, 국민에 대한 입장 표명이 아니었다”며 “탄핵 불복이라면 충격적이고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히는 등 야당들은 박 전 대통령의 ‘불복 입장’에 우려와 분노를 표시했다.
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도 “박 전 대통령이 헌재 판결에 승복하며 국민 통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역시 허망한 기대였다”고 비판했으며, 바른정당 조영희 대변인은 “대리인 입을 통해 분열과 갈등 여지를 남긴 것은 유감”이라고 논평했다.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면서 한광옥 비서실장 등 참모들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일괄사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이며, 황 대행은 국정운영에 필요한 일부 수석들을 제외하고 대부분 사표를 수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청와대 내부에 있는 박 전 대통령 흔적 지우기 작업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