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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미래에셋이 도시바에 눈독 들이는 이유

SK하이닉스 ‘도시바 인수전’에 흑기사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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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황수오기자 |  2017.03.09 14:15:02

▲미래에셋이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 인수에 참여할지 주목된다. (사진=각사 제공)

거대 금융그룹인 미래에셋이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 인수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시선이 쏠린다. 이번 인수전은 10조원 이상의 인수전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의 판도를 가늠할 매머드급 투자다. 미래에셋이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뭘까. (CNB=황수오 기자)

박현주 “글로벌 사업 판 키우자”
반도체 시장 호황 미래에셋 자극 
보호무역장벽 ‘승자의 저주’ 우려도

미래에셋이 도시바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주력인 증권업이 침체되면서 새로운 활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내수경기 침체와 투자자가 고령화 되면서 주식 보다 채권, 부동산 등의 안전자산으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주식시장이 호황을 맞았던 지난 2015년 2분기 일일 평균거래대금이 10조3000억원을 기록했던 반면, 현재 주식시장 일일 평균거래대금은 절반에도 못미치는 4조3000억원에 머물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사업영역 확장에 나선 것이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사진=연합뉴스)

지난 2일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4차 산업혁명의 아이디어를 가진 회사와는 적극 소통하고 해외기업 M&A에 동참해 국제경쟁력 제고에 일조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전에 참여를 타진하는 것은 이런 박 회장의 의지가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읽힌다. 

앞서 박 회장은 지난해 대우증권을 인수해 미래에셋대우증권을 출범시키며 시장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런 여세를 몰아 미래 먹거리인 반도체에도 대규모 투자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반도체 시장은 현재 ‘수퍼호황’을 누리고 있다.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스마트폰 탑재 용량 증가와 메모리 단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 그 결과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를 겪고도 연매출 201조8700억원, 영업이익 29조2400억원을 달성해 지난 2015년 보다 오히려 개선된 실적을 보였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4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앞으로도 반도체 시장의 전망은 밝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산업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같은 달보다 20.2% 증가한 432억 달러로 2012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출액 432억 달러 중 반도체가 64억 달러로 14.8%를 차지한 것.

미래에셋이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도시바를 인수하려는데 매력을 느낀 데는 이런 점이 배경이 됐다. 
 

▲SK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만으로는 도시바 인수가 어려운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 ‘실탄’이 문제

하지만 실제 투자가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9일 CNB에 “캐피탈을 중심으로 투자하려는 아이디어 차원의 공유만 있었을 뿐,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이 미래에셋캐피탈을 중심으로 사모펀드를 구성해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오히려 답답한 쪽은 SK하이닉스로 보인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를 인수하게 되면, 적자를 내고 있는 낸드플래시 사업이 반전을 맞을 수 있다. 현재 주력인 D램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도시바 인수는 단숨에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을 5위에서 1~2위로 도약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인수 자금이다. 현재 SK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4조1000억원으로 도시바를 인수전에 참여하기엔 부족하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 가장 쉬운 방법으로는 SK그룹 차원의 지원을 받는 것이겠지만, 자칫 배임 논란에 휘말릴 우려가 있다. 

때문에 SK하이닉스로서는 자본 투자가 절실한 상황일 것으로 짐작된다. 미래에셋 이외에도 대만 홍하이그룹이 SK하이닉스에 도시바 공동 인수를 타진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SK하이닉스 관계자는 CNB에 “미래에셋, 홍하이 등의 투자참여가 얘기된 바 없으며, 도시바 인수전 참여 자체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SK하이닉스가 자금을 마련하더라도 인수까지 넘어야할 산은 높아 보인다. 도시바 인수전에 참여하는 경쟁사들이 만만치 않기 때문. 미국의 웨스턴 디지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애플을 비롯해, 대만의 폭스콘, TSMC, 중국의 칭화유니그룹, 일본의 경제산업성 산하 산업혁신 기구 등이 현재 인수 후보에 거론되고 있다.

일본 내의 여론도 문제다. 일본 경단련의 사카키바라 회장은 지난달 20일 “일본 최고 중요 기술의 하나인 도시바의 반도체사업이 국외로 유출되는 것은 문제”라며 해외매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도시바가 기대만큼 수익을 낼지도 미지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도시바를 인수한다 하더라도, 가격에 비해 시너지 효과가 크게 발생하지 않는다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각 나라의 보호무역주의 장벽에 막혀 반도체 시장의 호황이 길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CNB=황수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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