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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의 튀는 경제] 당신은 정치력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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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세현기자 |  2017.03.02 09:05:10

바야흐로 정치 시즌이다. 식사 자리마다 대선 후보들을 놓고 인물평이 한창이다. 

이럴 때 ‘누구는 똑똑하고 인품도 좋은데 정치력이 없다’, ‘사람이야 그만한 사람이 있나, 정치력이 부족해서 그렇지’ 류의 얘기를 듣는 사람이 있다. 

이때 말하는 ‘정치력’이란 지지율이 미미하거나 당내 기반이 없어서 당선될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다. 이런 후보의 좋은 취지와 하고자 하는 정책은 말 그대로 공약(空約)일 뿐이다.

정치력은 정치인에게만 필요한 것일까, 아니다. 보통의 직장인에게도 중요하다.

예전에 한 회사에서 목격한 일이다. 이 회사는 사내보고서 표준이 없다보니 개인 별로 사용하는 양식이 제각각이어 취합하기도 어렵고, 문석 작성할 때 마다 적절한 양식을 고르느라 많은 시간이 낭비됐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 명의 직원들로 TFT를 구성해 사내 표준문서양식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다른 회사 것도 참조하고 자사의 특수 사정도 반영한 표준양식을 만들어 보고서로 내용을 정리했다. 

이때부터 구성원들 사이에 입장 차이가 발생했다. 당초 TFT의 목표는 사내 표준문서를 만드는 일까지였으니 여기서 일을 마치자는 사람들과 금번에 만든 양식이 일선 부서에서 활용되는 것까지 TFT가 책임져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결국 본인들이 애써 만든 성과물이 묻혀지는 것을 원치 않은 직원들이 나섰다. 임원들을 찾아가 설득하고 예산과 시간을 확보하여 사내 캠페인을 벌였다. 

이들의 노력으로 현재는 표준문서 양식이 사내 전체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원하는 것을 실천할 동력과 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조직 생활을 해본 사람은 안다. 작은 변화와 혁신에도 정치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학문 세계와 기업의 현실을 오가며 경영학 연구의 선구자가 되어온 전문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arvard Business Review, HBR)>는 일찍부터 사내정치의 중요성을 깨닫고 연구 결과를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들 연구의 전제는 조직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사내 정치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는 훈련을 통해서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고담준론(高談峻論)보다 우리가 발 딛고 사는 현실 세계에 관심이 있는 일부 교수들도 이 분야를 집중해서 연구하고 있다. <권력의 기술> <권력의 경영> 등의 저서로 유명한 스탠퍼드 대학의 제프리 페퍼 교수가 대표적이다. 그는 강연과 지면을 통하여 사람들에게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는 능력을 기르라”고 외치고 있다. 더 나아가 실력만으로는 부족하고 조직 내 파워게임에 남들보다 일찍 뛰어드는 것이 유리하다고까지 말한다.

정치란 추악한 단어가 아니다. 좋은 뜻을 실천할 동력은 정치력의 확보에서 시작된다. 
 
잊지 말기 바란다. 카이사르, 제갈공명, 잭 웰치, 히딩크 그리고 우리 회사의 사장님. 이들은 모두 사내정치 9단이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 [정세현의 튀는 경제]는 매월 1회 연재됩니다

■ 정세현 (문제해결 전문가)
현 티볼리컴퍼니 대표, 한우리열린교육 감사
전 삼일회계법인 PwC Advisory 컨설턴트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영국 Nottingham Trent University M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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