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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먹는 화장품’까지…뷰티업계는 춘추전국시대

유통·식품기업 가세…‘계급장 떼고’ 대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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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유림기자 |  2017.02.06 11:22:44

▲(왼쪽위부터 시계방향)빙그레와 CJ올리브영의 바나나맛우유 로션, 세븐일레븐 요구르트 마스크팩, 스와니코코 비타미스트, 한국야쿠르트 하루야채 마스크팩, 츄파춥스뷰티 립락커, 더샘 초코파이 핸드크림. (사진=각 기업)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K-뷰티’ 열풍을 타고 화장품업계가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이자, 유통대기업은 물론 식품업계까지 뷰티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업계에서는 ‘상도의를 저버린 무차별 공세’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들은 아랑곳 않고 사업다각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CNB가 달라진 시장 판도를 들여다봤다. (CNB=김유림 기자)

유통·식품대기업 “뷰티가 미래먹거리”
기존업계 “상도의 저버린 무차별 공세”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화장품 시장 규모는 9조355억원이며, 9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은 8.7%를 기록했다. 지속되는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국내 화장품 시장 규모는 10년 사이 2배 이상 커지며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했고, 업종을 망라하고 기업들이 앞 다퉈 진출하고 있다. 

▲KGC인삼공사의 홍삼 화장품 ‘동인비’. (사진=KGC인삼공사 홈페이지)


정관장으로 유명한 KGC인삼공사는 지난해 9월 KT&G로부터 화장품 회사 KGC라이프앤진을 인수하며, 6년 만에 화장품 사업을 재개했다. 인삼공사는 라이프앤진의 홍삼 화장품 브랜드 ‘동인비’를 정관장에 버금가는 홍삼 특화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다. 브랜드 정착을 위해 내부적으로 화장품사업실을 신규로 개설했으며, 외부적으로는 화장품 전문가를 영입해 홍삼의 피부미용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9월 하반기 화장품 원료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엔그리디언트’를 론칭했으며, 10월에는 미용 건강식 PB브랜드인 ‘이너비’를 통해 마스크팩 2종도 출시했다. 기존의 피부 속을 관리하는 ‘먹는 이너비’에서 바깥에서 관리하는 ‘붙이는 이너비’로 확장한 것이다. 

이밖에 담배회사 KT&G는 2011년 ‘꽃을 든 남자’, ‘다나한’ 등의 뷰티 브랜드를 보유한 중견 기업 소망화장품의 지분 60%를 600억원 가량에 인수하면서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고, 풀무원은 자회사 풀무원건강생활을 통해 스킨케어 브랜드 ‘이씰린’을, 삼양사는 ‘어바웃미’라는 브랜드를 론칭했다. 

▲바나나맛우유 바디 로션을 살펴보고 있는 소비자들. (사진=올리브영)


먹는 거야 바르는 거야?

최근에는 아예 기존의 식음료 제품을 본떠 재미를 더한 화장품이 인기다. 식품(Food)과 화장품(Cosmetic)을 접목해 푸드메틱(Foodmetic)이라고 불리고 있으며, 단순히 식음료의 디자인만 차용한 것이 아닌 맛과 향, 질감까지 그대로 재현해 낸 것이 특징이다.

지난달 한국야쿠르트는 2005년 선보인 야채 주스 ‘하루야채’를 활용한 마스크팩 2종을 선보였다. ‘수분충전 마스크팩’은 수박, 오이, 사과 등의 추출물로, 하루야채 ‘동안피부 마스크팩’은 포도, 블랙체리, 자몽 등의 추출물로 만들었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본격적인 화장품 시장 진출은 아니다”며 “하루야채 음료의 브랜드 이미지를 확장하는 차원에서 마스크팩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또 앞서 지난해 11월 빙그레는 CJ올리브영과 손잡고 ‘바나나맛우유’와 ‘딸기맛우유’를 활용한 11종의 화장품을 내놨다. 바나나맛우유 용기를 그대로 재현한 디자인과 달콤한 바나나향이 입소문을 타면서 출시 열흘 만에 초도물량 2만개가 완판 됐으며, 최근까지 30만개 이상이 팔렸다. 올리브영은 당초 60여개 점포에서 판매를 했지만, 찾는 고객이 크게 늘면서 전국 700여개 매장으로 확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랜 경제 불황에 시달려온 소비자들에게 푸드메틱은 호기심을 자극하고 소소한 재미를 주면서 더 인기를 끌고 있다”며 “식품기업에게는 기존의 브랜드 이미지를 이용해 초기 투자 비용과 실패 리스크가 적은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신세계 이마트 PB화장품 센텐스, 롯데백화점 PB화장품 엘앤코스. (사진=각 기업)


유통업계는 단순히 유명 화장품 회사의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자체브랜드(PB)를 론칭하며 경쟁을 펼치고 있다. 가장 먼저 화장품 시장 문을 두드린 곳은 롯데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6월 백화점업계 최초로 제조 및 기획을 주도해, 한국콜마와 손잡고 PB브랜드 ‘엘앤코스(el&cos)’를 론칭했다. 

여름 시즌 전용 기능성 화장품 두 개를 출시했으며, 제품은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점, 김포공항점 등 주요 점포의 패션잡화·여행용품 편집숍, 엘큐브와 롭스, 롯데닷컴 등 계열사의 유통망에서 판매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론칭 당시 연내에 10여가지 품목으로 확대, 2017년 단독 브랜드 매장도 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 모든 계획이 실행되지 않고 있으며, 사업 확장에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CNB에 “새로운 아이템을 아직 찾지 못해서 신제품 출시를 못하고 있으며, 제품이 두 가지 밖에 없다보니 올해 단독 매장을 열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공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보다 뒤늦게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신세계는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7월 이마트는 PB브랜드 ‘센텐스(SCENTENCE)’를 죽전점에 오픈하며 화장품 사업의 출발을 알렸다. 업계 최초의 ‘마트 화장품’이라 불리는 센텐스는 이마트가 화장품 제조업체 한국콜마, 코스맥스와 손잡고 2년간 공동 개발한 제품이다. 

현재 총 7개 점포와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상품라인업도 빠른 속도로 확대하고 있다. 출시 당시 기초화장품 2종과 헤어제품 22종, 보디용품 28종 등 총 50여 종의 품목에서 현재 총 100여종을 선보이고 있다. 

이같은 유통업계의 활발한 화장품 사업 진출을 기존 업계는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수많은 유통망이 단순한 경쟁상대 이상의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와 신세계는 대형마트(롯데마트·이마트) 온라인몰(롯데닷컴·SSG닷컴), 편의점(세븐일레븐·위드미), 드러그스토어(롭스·부츠) 등 소비자들이 늘 접할 수 있는 거대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다양한 유통채널을 쥐고 있는 유통사가 자사의 브랜드를 지원하게 되면, 이들 기업의 유통망에 입점해 있는 기존 제품들은 찬반 신세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특히 유통기업의 PB상품은 입점업체가 내야 하는 판촉비, 로열티 등의 비용이 절감돼 가격 경쟁력에서 훨씬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CNB=김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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