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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개성공단에 이어 사드까지, 답 없는 정부에 기업들만 ‘피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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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유림기자 |  2017.01.27 07:42:02

▲중국은 한반도 사드 배치에 반대하며 ‘경제 보복’으로 의심되는 조치로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7월 박근혜 정부는 한반도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결정했다고 갑작스럽게 발표했다.  

사드 배치의 이유는 단 한가지였다. 북한으로부터 국민을 지켜야 한다는 것.

중국은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전까지 북한의 핵 개발을 중지시키기 위한 대북제재에 신경을 써왔지만, 지금은 한국에 대한 보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의 보복 조치는 경제와 문화,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조직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중국과 연관된 거의 모든 기업이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사드 배치가 결정된 이후 리콜 결정이 두 차례나 이뤄졌다. LG전자, 신일 등 한국산 공기청정기도 성능문제를 이유로 수입을 불허, 삼계탕 수출업체인 하림과 사조화인코리아 등은 2주밖에 걸리지 않았던 검역이 최근에는 두 달 넘게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국산 화장품에 대해 무더기로 수입 불허 조치를 내리면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한국콜마 등 뷰티 기업의 주가는 줄줄이 급락하며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인관광객의 통제도 노골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등 한국행 전세기에 대해서만 1~2월 두 달간 운항 신청을 불허했다. 특히 주한미군에 사드 부지를 제공하는 롯데를 향한 보복 강도가 가장 거센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의 보복에 대기업도 전전긍긍 하는데 중소·중견기업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대놓고 한국인이 사장인 회사에 불이익을 주는데 이어 중국 내에서 반한 감정이 격화되면서 현지 영업에 어려움을 겪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처럼 국민은 중국의 사드 보복 피해를 피부로 체감하고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은 여전히 강경했다. 박 대통령은 25일 탄핵소추 후 진행한 첫 인터뷰에서 “사드는 북한의 핵 위협으로부터 우리 영토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 시스템으로 이것을 안 한다면 아주 잘못된 나라”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개성공단기업 관계자들이 실질피해보상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박근혜 정부는 앞서 지난해 연초 개성공단 폐쇄를 단행해 입주기업과 노동자들이 최악의 한 해를 보내게 만들었다. 

당시 개성공단 기업인들과 한마디의 상의도 없이 폐쇄를 강행했고, 회사 대표들은 12년 동안 피땀으로 일군 공장을 한 순간에 잃었다. 협력업체도 연쇄적으로 도산 위기에 처했으며, 근로자들은 휴직과 실업의 기로에 갇혀 생계유지가 어려운 실정이다. 

국민들을 사지에 몰아넣었지만, 피해보상은 진행되지 않았다. ‘피해보상 불가, 피해지원 가능’이라는 이상한 입장을 내세우며 요지부동이다. 무이자나 저리 대출만이 정부의 역할이라는 것.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와 한반도 사드 배치는 풀리지 않은 의문점이 있다. 

바로 “왜? 국민을 위해서?”이다. 

북한의 도발은 늘 있었으며, 비밀리에 미사일과 핵 개발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개성공단을 폐쇄한다고 해서 북한을 제제할 수 없고, 사드 하나로 북한의 공격을 100% 막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내부적으로 국민 여론의 수렴과 국회 비준절차 같은 공론화 과정, 대외적으로는 중국과 러시아 등 이웃 국가들의 합의를 모두 생략한 채 일방적으로 밀실에서 처리해버렸다. 

곳곳에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아우성 치고 있어도, 경제 유관 단체들은 개성공단 피해 상황, 사드 배치가 산업 전반에 끼치는 영향 등에 대한 보고서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정부가 왜 존재하는지, 집권 여당은 누구를 위해 정치하는지, 대통령은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아무도 모르는 듯 보였다. 

오히려 당국은 “개성공단 폐쇄는 불가피했다” “중국의 보복이 아니다”라며 안일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그저 성실하게 일한 것밖에 없는 기업과 근로자들이 겪는 고통을 경청하고 보듬어주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CNB=김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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