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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세상] 이재용 부회장 ‘가시밭길’인데 삼성전자 주가는 ‘꽃길’ 왜?

‘투명성 강화’와 ‘실적 개선’ 믿음 굳건…‘오너리스크’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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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황수오기자 |  2017.01.31 10:13:57

▲특검이 삼성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주가는 되레 상승하고 있다. 이규철 특검보가 지난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다. 1주당 200만원 시대가 열린 가운데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최대 250만원까지 올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특검 수사가 악재로 작용하지 않은 이유가 뭘까. (CNB=황수오 기자)

반도체·갤S8 기대감에 주가 고고씽
주주권 강화·미래전략실 해체 ‘긍정적’
‘특검 수사’ 정경유착 끊고 도약할 기회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도움을 받고 그 대가로 최순실씨 일가를 지원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삼성이 2015년 8월 최씨의 독일 현지 법인인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와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고 35억원을 송금한 것과 그해 10월∼이듬해 3월 최씨 조카 장시호씨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원을 후원한 점 등을 ‘뇌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이런 악재에 아랑곳 하지 않고 있다. 주가는 작년 이맘때인 110만원 대에 비해 무려 70%이상 상승해 200만원 안팎을 넘나들고 있다. 

목표주가도 계속 오르고 있다. KB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220만원에서 240만원으로 올렸으며, 하나금융투자도 195만원에서 230만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210만원에서 230만원으로, 대신증권은 208만원에서 227만원으로, 키움증권은 195만원에서 210만원으로 각각 올렸다. 앞서 이달 초에는 외국계 맥쿼리증권과 국내 증권사인 이베스트투자증권이 목표주가를 250만원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오너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는 이유는 반도체 호황에다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의 출시가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례로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에 힘입어 지난해 4년 만에 최대 실적을 올렸다. ‘갤럭시 노트7’의 단종사태를 겪었지만, 영업이익이 29조2400억원을 달성해 2013년 영업이익 36조7900억원 이후 최고의 성과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는 큰 변수가 없는 한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비수기임에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 공급부족과 판매가 안정이 이어지고 있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4% 증가한 9조원에 이르고, 올해 전체 영업이익도 기존 예상치보다 12% 증가한 40조5천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여기다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출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갤럭시S8은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사고 원인을 배터리로 밝히고, 재발 방지책을 내놓으면서 불안감이 많이 해소됐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갤노트7의 발화 사고로 위축됐던 부품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업계에서는 강화된 검사 절차를 감안해 갤럭시S8이 오는 3월 말 공개되고, 4월부터 판매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반도체·디스플레이의 높은 수익성과 함께 IM(IT모바일) 부문은 갤럭시S8의 흥행이 점쳐지고 있다”며 “여기에다 중저가 이하 스마트폰의 꾸준한 판매 호조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너리스크와 무관하게 삼성전자 주가는 연일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리스크 무색 “왜”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줬다는 혐의를 아직 벗어나지 못한 만큼 오너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특검은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의 각종 투명성 강화 정책이 이를 상쇄하는 분위기다. 

삼성그룹은 최근 60년간 삼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미래전략실’의 해체를 선언한 상태다. 이는 이사회 결정에 영향을 끼쳤던 그룹의 수뇌기관을 스스로 해체함으로써 투명성과 주주권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가 발표한 ‘주주환원정책’도 마찬가지 맥락으로 읽힌다. 삼성은 이 정책에 따라 올해부터 분기별로 배당을 시행할 방침이다.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함으로써 회사와 주주 간의 간극을 줄이는 참여형 회사구조를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다.    

오너 일가가 소규모 지분으로 그룹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겠다는 점도 이 부회장의 리스크를 상쇄하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그룹은 최근 2~3년 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왔다.  

삼성이 그리는 큰 그림은 삼성전자 중심의 전자 계열사와 삼성생명 중심의 금융 계열사를 양대 축으로 수직계열화를 추진하는 것이라는 데 대다수 전문가의 시각이 일치한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기 위해 삼성전자를 투자회사(홀딩스)와 사업회사로 분할하는 시나리오가 언급되고 있다. 또 삼성생명 중심의 금융지주회사 전환도 거론되고 있다. 

정세현 경영컨설턴트는 CNB에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게 되면 출자구조가 비교적 투명하게 파악된다”며 “장기적으로 기업경쟁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이 부회장의 공백 우려에도 불구하고 연일 상승세를 타는 데는 이처럼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큰 틀에서 보면 ‘기업의 투명성 강화’와 ‘실적 개선’이라는 두 줄기에서 혁신이 진행되고 있고, 이에 주주들이 흔들림 없이 삼성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설령 이 부회장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경영일선에서 후퇴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삼성의 경영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한 소액주주는 CNB에 “오히려 이번 기회(특검 수사)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내고 시장 중심의 삼성으로 재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CNB=황수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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