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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세상] ‘CES 2017’이 인류에게 말하는 것

‘인공지능’ 앞에선 인간, 어디까지 내어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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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황수오기자 |  2017.01.13 09:15:58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8일까지 열린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17’에 전 세계 가전기업들이 참여해 최첨단 제품들을 선보였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8일(현지시간)까지 열린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17’은 전 세계 ICT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인간이 제품과 어디까지 소통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커넥티드 카, 자율주행차 등 미래 자동차에 이르러 절정을 이뤘다. 여기서 멈출 것인가, 컴퓨터에게 더 내어줄 것인가. ‘미리 가본 가까운 미래’는 인류를 숙연케 하고 있다. (CNB=황수오 기자)

‘컴퓨터가 장악할 미래’ 성큼 앞으로
클라우드·빅데이터·5G 망라된 자율차
운전자 없는 자동차가 주는 의미 ‘씁쓸’

▲삼성전자가 ‘CES 2017’에서 선보인 음성인식 인공지능(AI)를 결합한 ‘패밀리허브 냉장고’.


‘CES 2017’에 참가한 삼성전자는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해 사람과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선보였다. 물품을 신선하게 보관해주는 기능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기능을 더해 냉장고에서 조리 순서를 찾아보고, 부족한 물품이 있으면 온라인 쇼핑도 가능하게 해준다.
 
이 제품에 들어간 음성인식 기능에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녹아 있다. 음성인식으로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보를 처리하고 사용자에게 가장 알맞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는 목소리만으로도 조리법, 온라인쇼핑, 음악재생, 뉴스듣기 등 다양한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이밖에도 ‘기어 VR’ 체험존을 비롯해, 퀀텀닷 ‘3세대 QLED TV’, 복합 세탁·건조기인 ‘플렉스 워시 세탁기’, 게이밍 노트북 ‘오딧세이’ 등 다양한 신제품들이 참가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LG전자가 ‘CES 2017’에서 선보인 4mm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W’.


LG전자는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W’를 돋보였다. 벽걸이 거치대를 포함해 두께가 4mm미만인 TV로 그림 한 장을 걸어둔 듯한 느낌을 주어, 각종 매체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또한 아마존의 인공지능 음성서비스 ‘알렉사’와 연동한 스마트 냉장고를 비롯해, 로봇 제품 ‘가정용 허브 로봇’, ‘공항 안내 로봇’ 등 실생활에서 활용되는 로봇들을 선보였다.

멀지 않은 미래에 로봇이 집안일을 대신하고, 다양한 업무에 도움을 주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음을 직접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해외기업들 중에는 인텔의 운전자 없이 자율주행을 수 있는 ‘인텔 고(GO)’가 인류의 시선을 받았다.  

‘인텔 고’는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5G, 머신러닝·딥러닝 같은 인공지능 기술 등을 총망라한 자율주행시스템이다. 이 기술이 정착하면 인공지능이 관장하는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열리게 된다는 게 인텔의 믿음이다.
   

▲인텔이 ‘CES 2017’에서 선보인 클라우드 기반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관장하는 완전 자율주행차.


데이터센터가 자동차 통제…사람은?

지금까지 알려진 자율주행이 개별 차량에 탑재된 자율주행 시스템에 의한 것이라면, 인텔이 그리는 그림은 좀 더 컸다. 

자동차들이 모두 방대한 클라우드 서버 형태의 데이터 센터에 연결돼 운전자 없이 차가 다니는 완전 자율주행을 실현한다는 것.

차량에 부착된 센서 등이 도로나 교통 상황, 교통신호 등의 정보를 끊임없이 데이터 센터로 보내면 자율주행 알고리즘은 이를 바탕으로 각각의 차에 최적의 경로나 대체 경로를 안내하고, 사고나 무단횡단, 장애물 같은 도로 위 돌발 상황에도 개입한다.

이 데이터 센터는 방대한 데이터를 받아들여 연산작업을 수행하면서 머신 러닝과 딥 러닝을 통해 자율주행 체계를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간다.

한마디로 거대한 데이터 센터가 도로 위의 모든 차를 하나하나 관장하며 자율주행을 하도록 한다는 프로젝트다. 

인텔은 이번 행사에서 ‘BMW i8 자동차’와 증강현실 헤드셋을 이용해 클라우드 기반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관장하는 완전 자율주행을 미리 선보였다.

▲현대차는 지난 3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내 4㎞ 구간을 자율주행차 ‘아이오닉’과 차량 주행 중 사물을 인지하는 모니터의 모습.


현대차, 세계최초 ‘4단계 야간 자율주행’ 구현

현대자동차는 인텔처럼 큰 그림은 아니지만 소비자와 친밀한 컨셉의 실속형 자율주행차를 구현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내 4㎞ 구간을 자율주행차 ‘아이오닉’으로 달렸다. 이번 시승 행사는 ‘CES 2017’에 맞춰 기획됐다. 

현대차는 국내자동차 역사상 최초로 미국자동차공학회(SEA) 기준 4단계인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했다. 4단계는 운전자가 차에 전혀 손을 대지 않아도 차가 알아서 목적지까지 도착하는 수준이다. 운전자 없이도 알아서 달리는 5단계 기술의 직전 단계다. 

특히 이날 아이오닉은 ‘세계 최초의 4단계 야간 자율주행 시연’이란 기록을 썼다. 아이오닉은 일몰 뒤 있었던 세 차례의 주행에서 낮 시간과 다를 바 없이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였다.

이쯤 되면 신기술의 총아라고 할 만하다. 혁신적인 제품·서비스를 위해 한두 개의 신기술이 아니라 모든 신기술이 총동원되는 셈이다.

파나소닉은 IBM의 인공지능 왓슨 등을 이용한 커넥티드 카 서비스인 ‘원(One) 커넥트’를 제시했다.

이 차는 운전자를 인식해 클라우드로부터 선호하는 오디오 설정을 가져온다. 또 무선통신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이용해 차고 문 같은 제3의 기기를 차에서 조종할 수 있다.

차 안에서 레스토랑 메뉴를 불러와 원하는 메뉴를 주문하고 전자결제까지 마칠 수 있다. 지불 때는 신원 확인을 위해 저장된 사진과 운전자 모습을 대조한다.

▲인텔이 ‘CES 2017’에서 선보인 현실과 가상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린 융합현실 ‘프로젝트 얼로이’.


가상현실 넘어 융합현실로

현실과 가상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린 ‘융합현실’도 이번에 인류 최초로 등장했다. ‘융합(merged)현실’은 가상현실과 실제 현실이 서로 연결된, 진보된 형태의 가상현실이다.

포켓몬고가 좋은 예다. 가상의 물체를 조작하기 위해 사용자들은 컨트롤러가 아닌 실제 손을 쓴다. 콘퍼런스 참가자들은 VR 기기를 쓰고 스카이다이빙 슈트를 입은 채 유타의 모아브 사막 위를 날아다니거나, 베트남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인 반죡 폭포를 관람하며 탄성을 질렀다. 

3D프린팅 분야도 해마다 진화하고 있다. 글로벌 최대 3D프린팅 솔루션업체 ‘XYZ프린팅’을 비롯한 여러 글로벌기업들은 이번 전시회에서 스마트홈, 뷰티, 로봇 등 다양한 분야의 자사 3D프린팅 신제품들을 선보였다.  

이미 미국 GE사는 3D프린팅으로 항공용 노즐을 생산해 기존엔 20개가 필요했던 제트엔진 부품을 하나로 결합해 생산비를 대폭 절감하고 있다. 독일의 AC테크사는 컴퓨터 수치제어(CNC)를 3D프린팅에 도입해 자동차용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 수준에서는 융합현실이나 3D프린팅은 걸음마 단계다. 이제 겨우 건축 설계 기술에 3D프린팅 기술을 접목시키는 연구에 착수한 상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올해부터 2021년까지 13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비정형 건축물의 내외장재, 소형 건축물의 골조나 비정형 건축물 등에 3D 프린터로 찍어내는 기술을 연구할 예정이다.

이러한 인류의 진화는 필연적으로 인간의 설 자리를 좁게 만든다. 더 편리한 세상의 이면에는 컴퓨터에게 책상을 내줘야 하는 씁쓸함이 동시에 공존한다. ‘CES 2018’에서는 인간과 기계가 공존하는 방안이 모색되길 기대해 본다. 

(CNB=황수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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