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7.01.08 13:11:01
새해 첫번째 촛불집회가 세월호 참사 1천일을 이틀 앞둔 7일 오후 6시부터 60여만 명(‘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측 추산)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는 내려오고 세월호는 올라오라”라는 구호를 시작으로 열렸다.
특히 이날은 9명의 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들이 공개 집회에 참석해 발언하기는 처음으로 단상에 올라와 이들을 대표해 장예진(20)양은 “저희가 온전히 입장을 말씀드리기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며 “저희만 살아나온 것이 유족분들께 너무 죄송하고, 죄 지은 것만 같다. ‘너희는 잘못이 없다. 힘 내야 한다’며 오히려 응원하고 걱정해 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저희는 너무 죄송했고, 지금도 너무나 죄송하다”고 말했다.
장양은 "아직 친구들 페이스북에는 그리워하는 글이 잔뜩 올라온다"며 "친구들이 보고 싶어 사진과 동영상을 보며 밤을 새기도 하고, 꿈에 나와 달라고 간절히 빌며 잠들기도 한다"며 감정이 북받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장양은 “저희는 구조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 탈출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직접 구조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으나 그들은 지나쳤다. 친구들은 가만히 있으라 해서 있었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그리고 장양은 세월호 7시간에 대해서도 “대통령의 사생활까지 다 알아야 하느냐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우리는 대통령의 사생활을 알고 싶은 것이 아니다”라며 “그 7시간 동안 제대로 보고를 받고 지시했다면 지금처럼 많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박근혜 대통령을 질타했다.
아울러 장양은 “저희는 당사자이지만 용기가 없어서 지난날처럼 비난받을 것이 두려워 그동안 숨어 있었다. 이제는 용기를 내보려 한다”며 “다시 친구들을 만났을 때 부끄럽지 않게 잘 살아왔다고, 너희를 멀리 떨어뜨려 놓은 사람들 다 찾아서 책임을 묻고 죗값을 치르게 하고 왔다고 당당히 말하고 싶다”고 밝혔으며, 발언이 끝나자 세월호 유족들이 무대로 올라와 눈물을 흘리는 학생들을 꼭 껴안았다.
유족들로 구성된 4·16합창단 및 평화의나무합창단은 ‘네버엔딩스토리’, ‘그 날이 오면’ 등의 노래를 함께 불렀고, 본집회가 끝난 뒤에는 분향소 사진 현수막과 단원고 학생들의 1학년 재학 시절 단체사진 등을 앞세우고 청와대를 향해 행진을 벌이며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행진 구간은 총 8갈래로서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청와대 방면 4갈래 △총리관저 방면 1갈래 △내자동 로터리 방면 3갈래로 나뉘는 코스로 나눴으며, 참석자들은 행진후 다시 광화문광장에 모여 밤 10시반까지 행사를 가졌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등 보수단체는 이날 오후 2시 강남 코엑스 앞에서 집회를 갖고 특검 사무실이 있는 강남구 대치동까지 특검 규탄 행진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