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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금융권 노사 ‘성과연봉제 치킨게임’…허권 신임 위원장 전략은

사측 손들어준 법원, 새 노조집행부 히든카드 꺼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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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2016.12.28 14:22:37

▲성과연봉제에 반대하며 진행된 ‘금융노조 9.23 총파업’ 집회 모습. (사진=이성호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의 새 위원장으로 허권 NH농협지부 위원장이 당선되면서 노사가 성과연봉제를 놓고 크게 충돌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허 위원장은 CNB에  “법정투쟁과 현장투쟁을 병행하는 등 3가지 전략을 구사 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과 사측 또한 양보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서로 간에 물러설 수 없는 ‘치킨게임’이 예고된 상황이다. (CNB=이성호 기자)

성과연봉제 놓고 노사 일진일퇴 
허권 “국회·현장 투트랙 전략” 
탄핵심판 후 노동정책 변할지 주목

지난 24일 새 금융노조 위원장에 선출된 허권 NH농협지부 위원장은 CNB에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해 금융당국이 꼼수와 반헌법적·반법률적·반노동적인 행태를 일삼고 있다”며 “폐지를 위해 현재 금융노조의 정책기조를 그대로 유지해 나가면서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허 위원장은 인수위원회를 꾸려 현 김문호 위원장으로부터 업무를 인수인계 받고 내년 1월 말경 정기 대의원대회를 통해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허 위원장 말처럼 10만 금융노동자의 최대 현안은 성과연봉제 폐지다. 

성과연봉제는 직원들의 업무능력이나 성과 등을 등급별로 평가해 임금에 차등을 두는 제도다. 직급 기준이나 근속연수가 아닌 매해 개인별 성과에 따라 급여가 달라진다. 이는 박근혜 정부의 공공기관 개혁의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정부가 제도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노동계는 강력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노조는 지난 12월 14일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후문 앞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 사퇴 촉구 규탄대회’를 열었다. (사진=이성호 기자)


노조, 사측·금융당국에 포위돼 고군분투 

앞서 금융당국과 노사 양측은 성과연봉제를 놓고 수차례 충돌했다. 

정부의 성과연봉제 도입방침이 정해지자 금융노조는 지난 9월 23일 하루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 집결해 총파업을 단행했다.

이날 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NH농협·SC제일은행·하나은행·외환은행·기업은행·한국산업은행·한국씨티은행·대구은행·수협중앙회지부 등 전체 조합원 10만명 중 금융노조 추산 7만5000여명(당국 추산 2만명)이 참여해 성과연봉제 폐지를 외쳤다. 

한편에서는 법정투쟁도 벌였다.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산업은행지부 등에서는 사측이 올해 상반기에 성과연봉제 도입을 의결하자, 이사회 결정이 무효임을 확인하는 소송 제기와 함께 일방적으로 2017년 1월부터 성과연봉제를 시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근로기준법에 적시된 과반수 노조의 동의를 받지 않았기에 제도도입이 불법이라는 게 이들의 논리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 27일 기업은행노조의 요구를 기각했다. “취업규칙의 작성과 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성과연봉제 규정 개정을 노조와 사전에 협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는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는 얘기다. 

이번 법원의 판결에는 금융당국의 외풍이 작용했다는 게 노동계의 시각이다. 금융위는 이번 판결을 앞둔 지난 14일 산업은행·기업은행·예탁결제원에 “성과연봉제가 2018년부터 도입되도록 하라”는 요지의 공문을 보냈다. 기업은행·산업은행지부는 2017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는 이사회 의결에 반발해 가처분을 낸 상태였다. 금융당국이 시기를 1년 미룸으로서 법원 판단의 긴급성을 흩트렸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사진 좌)과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 당선인(사진 우). 새해에는 양측이 성과연봉제를 놓고 크게 충돌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성호 기자)

 
사측, 아랑곳않고 ‘마이웨이’ 

이런 가운데 사측은 사측대로 갈 길을 가고 있다. 지난 12일 KEB하나·KB국민·NH농협·신한·우리·SC제일·씨티·수협 등 시중은행들은 긴급 이사회를 열고 성과연봉제 도입 의결을 강행했다. 내년 3월까지 각 은행별로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해  2018년 1월부터 성과연봉제를 적용하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들의 이사회 의결은 노조 입장에서 보면 역습을 당한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인해 더 이상의 ‘박근혜표’ 정책은 없을 것이라고 안심하고 있었으며, 때마침 금융노조 위원장 선거가 진행 중인 상황이었다. 법원의 판단도 내려지지 않은 시점이었다. 

한 시중은행 노조관계자는 “당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경제부총리로 내정된 터라 노동금융정책도 다시 검토될 것으로 예상했다. 마음을 놓고 있던 차에 뒤통수를 맞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임 위원장이 박 대통령에 대해 마지막 충성을 보인 작품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은행들의 이사회 의결은 임 위원장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금융노조는 의결 직후 ‘임종룡 금융위원장 사퇴 촉구 규탄대회’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임 위원장은 지난 20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은행권에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제한 적이 없고 이는 강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개입설을 일축했다.

▲(사진=이성호 기자)

허권 위원장, ‘사즉생’ 기로 

이런 상황에서 전체 금융노동자를 이끌게 된 허 위원장으로서는 어느 때보다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는 CNB에 국회, 사법, 현장투쟁 등 3가지 루트를 통해 성과연봉제에 전면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허 위원장은 “국회를 상대로 박근혜 정책의 잘못된 행태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한편 소송·가처분 등 법률적 대응과 더불어 현장에서 조합원들과 힘을 합해 투쟁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기업은행지부의 가처분 소송이 패소한 만큼 “노조 동의 없는 사측의 이사회 의결은 불법”이라는 기존 논리는 힘을 받기 힘들게 됐다. 이사회 의결 과정에 다른 하자가 없는 지를 면밀히 따지는 쪽으로의 방향 선회가 불가피해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향후 허 위원장을 중심으로 흔들림 없는 성과연봉제 저지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해 벽두부터 노동계와 금융당국 사측은 성과연봉제를 놓고 한 치 앙보 없는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생사를 건 치킨게임의 최대 변수는 박근혜 대통령의 헌재 탄핵 심판과 새정부 출범 등으로 노동정책이 어떻게 변하느냐다. 

(CNB=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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