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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세상] 인터넷전문은행과 P2P금융, 윈윈하는 시대올까

중금리시장 놓고 대결…금융시장 지각변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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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  2016.12.24 08:33:44

▲금융위원회는 지난 14일 케이뱅크의 은행업을 인가했다. 케이뱅크는 중금리 대출 시장을 타깃으로 삼을 예정이다. (사진=케이뱅크 주주사)

24년 만에 은행 신설 인가로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이 탄생했다. 인터넷은행은 금리 사각지대인 중금리 대출시장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하지만 급속한 성장추세인 P2P(개인간 거래 플랫폼) 금융과의 차별성이 향후 성장의 열쇠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은행은 P2P금융을 넘어 중금리 시장에서 강자가 될 수 있을까. (CNB=이성호 기자)

인터넷은행과 P2P, 중금리시장 공략
두 업계 차별화 고심, 경쟁 보다 상생
예금자보호·은산분리 등 여전히 난제

금융위원회는 지난 14일 KT가 주도하는 인터넷은행인 케이(K)뱅크의 은행업을 인가했다. 1992년 평화은행 인가 이후 그동안 신설 인가가 없었던 가운데 생겨난 은행이자 우리나라 1호 인터넷은행이다.

인터넷은행은 ICT기업이 참여해 핀테크(금융+IT)를 주도토록 하는 정부의 금융개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업무의 대부분을 ATM(현금자동입출금기), 컴퓨터, 전화기 등 전자적 장치를 통해 금융상품·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을 말한다.

케이(K)뱅크에 이어 두 번째로 ‘카카오뱅크’(카카오 컨소시엄)도 인터넷은행 본인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국회에서 은산분리(은행과 산업자본의 분리) 문제만 해결해 준다면 이들 외에도 여러 인터넷은행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 [ICT세상] 이러려고 ‘인터넷전문은행’ 했나? KT·카카오 자괴감 “왜”)

현재는 대기업자본의 은행업 지분을 일정부분 제한하고 있어 재벌기업들의 눈길을 끌지 못하고 있다. 
 
 

▲P2P 대출 구조. (자료=금융위)


대부업 등 고금리시장 타격  

일단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개시하게 되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우선 중금리 대출시장을 타깃으로 삼았다. 빅데이터 기반의 차별화된 신용평가를 무기로 리스크를 낮춘 중금리 대출을 핵심 수익모델화 한다는 전략인 것.

금융권에 따르면 업권별 평균 대출금리는 ▲대부업 34.7% ▲저축은행 25.9% ▲캐피탈 21.6% ▲카드론 15.5% ▲은행 4.9%다. 나이스평가정보에 의하면 금융이력이 짧거나, 본인명의 거래가 드문 대학생·주부 등 1000만명은 신용평가를 위한 데이터가 부족해 일괄적으로 중신용 등급(4~6등급)을 적용을 받고 있다.

은행 대출이 1~3등급까지 가능함에 따라 우리나라 성인인구의 절반 이상이 고금리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중금리 시장의 활성화가 요구되고 있는데 유의동 의원(새누리당)실에 따르면 현재 신용대부업체를 이용 중인 중신용자(4~6등급)들이 10%대의 중금리 상품을 이용할 시 연간 약 2000억원의 이자 비용이 절감된다.

이에 따라 인터넷은행은 틈새전략으로 4.9~15.5%의 금리 사각지대에 맹공을 퍼부을 요량인데 이는 곧 정부의 서민금융 활성화 정책에도 부합된다.

그러나 P2P금융은 또 다른 장벽이다. 개인과 개인 간이 직접 거래를 의미하는  P2P(peer-to-peer 혹은 person-to-person) 대출은 자금의 수요자와 공급자가 금융기관의 중개행위를 거치지 않고 직접 거래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흔히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으로 불리는 방식이다. 크라우드펀딩은 급전이 필요한 개인이 자신의 사정을 거래사이트에 올리면 개미투자자들이 금리와 투자금을 결정해서 지원하는 게 초기 형태였다. 

현재는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중소 사업자가 다수의 소액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여러 개인투자자들이 중소벤처기업의 주식을 소액(몇백만원 단위도 가능)으로 사들이는 지분투자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P2P금융협회 27개 회원사 공시자료에 따르면 이들의 누적 대출취급액은 11월말 기준 3967억원에 이른다. 

특히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투자자 수는 13만5747명(9월말 기준)으로 6월(3만7490명) 대비 262% 증가하는 등 가히 폭발적이다. 

문제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의 거래방식(P2P)에서 대출금리가 10% 안팎에서 결정되고 있어 인터넷은행과 시장이 겹친다. 후발주자인 인터넷은행 입장에서는 P2P를 뛰어 넘어야 시장에 안착할 수 있단 얘기다.

하지만 P2P업체의 투자자 보호가 미흡하다는 점은 상대적으로 인터넷은행에게는 기회가 된다.

2007년 국내 첫 P2P업체로 등장한 머니옥션은 최근 회사수익악화로 투자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해 법정으로 갔고 회생절차가 진행 중이다. P2P가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다보니 문제가 발생할 경우 고스란히 투자자의 책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2일 (사)금융과 행복 네트워크 주관으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금융환경의 새로운 패러다임: 금융과 행복’ 세미나 모습. 민병두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성호 기자)


정부·국회, 자율과 규제 사이에서 고민

이러다보니 정부에서는 P2P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위에서는 지난 11월 ‘P2P 대출 가이드라인’ 제정을 시사했다.

가이드라인은 주로 개인의 투자금액을 제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개인투자자의 동일 차입자(투자를 받는 자)에 대한 투자금액을 500만원(총 누적금액은 1000만원)으로 제한하고 ▲일정부분 소득요건을 구비한 개인투자자는 동일인에 대해 2000만원(총 누적금액 4000만원)까지만 투자가 가능토록 하는 내용이다.  

국회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지난 22일 (사)금융과 행복 네트워크가 주관하고 민병두·제윤경 의원이 공동주최해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금융환경의 새로운 패러다임: 금융과 행복’ 세미나에서도 P2P금융 부문이 다뤄져 눈길을 모았다.

김도년 한국소비자원 선임연구원은 발표자료를 통해 “현재 P2P 금융서비스는 자율적으로 형성돼 가고 있다”며 “사업모델의 정착을 위한 노력과정에서 금융소비자에 대한 편의성과 보호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금융위 등은 P2P의 발전과정 등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관련 사업의 진흥은 물론 소비자 지향적인 시장형성에 필요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하기도 했다.

▲P2P금융은 개인 간 대출을 넘어 공익적 후원 펀딩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사진은 P2P기업 펀딩포유의 후원형 프로젝트 공모. (펀딩포유 홈페이지 캡처)


서로 윈윈 하는 길 모색 중

이처럼 P2P금융과 인터넷은행은 때로는 경쟁자적 관계 속에서 금융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다.  둘 다 핀테크를 기반으로 중금리 영역에서 수익을 꾀한다는 점이 닮아 있기 때문에 서로 차별화된 서비스 창출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이들의 선의의 경쟁이 결국 고금리에 시달리는 금융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애초 정부가 세운 핀테크금융 활성화 플랜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인터넷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P2P 업체와 경쟁 관계일 수도 있지만 시중은행으로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고객)겨냥 포인트가 조금 다를 수 있다”며 “서로 활성화 시켜 궁극적으로 중금리 대출 시장이 커진다는 점에서는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존 신용등급이 아닌 더욱 세분화된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를 토대로 보다 좋은 조건의 중금리 대출을 선보여 P2P와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CNB=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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