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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입는 옷? 체취와 시간성을 직접 말하는 옷 담는 방인희 작가

갤러리그림손, 21~27일 '타인의 기억들이 생성하는 이미지 - 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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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기자 |  2016.09.19 09:21:17

▲방인희, '그녀의 기억 06-1'. 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와 콜라그래피, 110 x 165cm. 2016.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사람들이 빼놓지 않고 하는 것. 바로 옷 챙겨입기다. "뭐 먹지?"와 더불어 "뭐 입지?"는 인생의 양대 고민으로 꼽히기도 한다. 그런데 옷은 그저 몸을 가리는 부속물일까? 여기에 방인희 작가는 질문을 던진다.


갤러리그림손이 방인희 작가의 개인전 '타인의 기억들이 생성하는 이미지 - 옷'을 21~27일 연다. 작가는 옷을 누구에게 속한 부속물이 아닌, 옷에 각인된 체취와 시간성이 더해지면서 존재성을 획득한 특별한 사물로 정의한다. 그는 "옷은 물질과 기억이 만나 새로운 이야기를 생성하는, 혹은 그것을 통해 끊임없이 발화되는 장치가 된다"고 작업의 주요 소재인 옷에 대해 설명했다.


▲방인희, '스트라이프 셔츠'. 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와 콜라그래피, 110 x 175cm. 2016.

작가의 과거 작업들이 작가가 경험했던 사건을 옷에 끌어들였다면, 이번 전시에는 떠돌아다니는 디지털 이미지와 옷이 결합하면서 타인의 기억들로 인해 만들어진 이미지들이 가득하다. 컴퓨터 작업을 통해 이전에 제작된 섬세한 이미지의 스캔 데이터와 옷 이미지를 합성한 뒤, 효과를 조정해 대형 이미지로 출력한다. 그리고 다시 그 위에 사물을 직접 붙여서 찍어내는 볼록 판화 기법인 콜라그래피 과정을 추가해 작품을 완성한다.


작품 중 '그녀의 기억 1, 2'는 여성이 입을법한 옷에 명화(산드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의 일부, 부게로의 '아우로라'의 일부)를 합성해 옷 안에 부유하는 여인의 기억을 표현한다.


▲방인희, '그녀의 기억 06-2'. 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와 콜라그래피, 110 x 165cm. 2016.

이에 대해 작가는 "명화의 이미지 일부를 차용해 새로운 이야기를 생성하고, 그것을 통해 나의 과거를 회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터넷상에 떠도는 이미지를 차용하는데, 이것은 디지털 시대에서 소유자가 없는 이미지이며 떠돌아다니는, 증식하는 이미지들"이라며 "주인 없는 옷은 미디어의 진화와 디지털 프린트의 정체성의 문제들에서 '주인 없음'을 뜻한다. 이렇게 떠돌아다니는 이미지들은 사실 이미지의 생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점을 함께 생각해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갤러리그림손 측은 "작가는 디지털 기술과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더하는 작업으로, 판화의 영역 확장과 현대 판화의 새로운 흐름을 보여준다"며 "이 기법을 입고 태어난 옷에 어떤 의미가 담겼는지 함께 생각해보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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