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기본법안 제정을 둘러싼 논란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 정치권을 중심으로 사회적경제기본법이 추진 중인 가운데 일부 보수단체와 경제계가 반대 여론을 키워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내달 3일 오후 2시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2층 토파즈룸에서 '사회적 경제 기본법안: 경제회복의 또 다른 걸림돌'을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이날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윤상호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사회적 경제 기본법안의 문제점-주요 규정의 비판적 검토'와 '사회적 경제 기본법안의 문제점과 허구성'을 주제로 각각 발표한다.

이어 김영용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의 사회로 마련되는 종합토론에 강성원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위원,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 윤상호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 패널로 참석한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한국경제의 저성장세가 점차 강해지며 침체의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경제의 역동성을 되살리고 창의적 기업가정신이 발현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과도한 규제철폐 등 제도개선을 위해 모두가 힘써야 할 시기"라고 진단하고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여야 간 합의를 통해 추진되고 있는 사회적경제기본법안은 자유와 창의를 기본가치로 삼고 시장경제체제를 추구하는 헌법적 가치를 부정할 뿐만 아니라 특정 경제조직에 대한 각종 보조금 세제혜택 지원정책 등을 남발하며 지대추구활동의 합법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대추구(rent seeking, rent seeking)는 경제 주체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비생산적인 활동에 경쟁적으로 자원을 낭비하는 현상으로, 로비·약탈·방어 등 경제력 낭비 현상을 의미한다. 

일부 보수단체들도 사회적경제기본법을 공산주의 이념의 부활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26일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은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사회적 경제기본법을 제안한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시장을 시장에 맡기지 않고 국가가 나서서 개입하겠다는 것은 독재의 부활이요, 이미 존재가 부정된 공산주의 이념의 부활"이라며 "자유시장경제가 이룩한 눈부신 성과는 외면하고 있다. 원시공동체 시대의 원시적 경제로 돌아가자고 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회적경제기본법안은 2014년 4월 30일 새누리당 유승민 국회의원, 2014년 10월 13일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 국회의원, 2014년 11월 11일 정의당 박원석 국회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해 기획재정위원회에 회부된 법안으로, 현재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주요 골자는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농어촌공동체회사 등 사회적경제조직의 발전을 위해 국가는 종합적인 시책 수립과 함께 행정적·재정적 지원방안 등을 강구하고, 지방자치단체는 국가의 시책과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사회적경제 발전에 필요한 시책을 강구토록 하는 것이다.

유승민 국회의원은 사회적경제기본법안 발의와 관련해 "세계가 주목하는 경제성장을 이룩했으나 고속성장의 이면에는 양극화의 그늘이 있었고 이로 인해 공동체는 내부로부터 붕괴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공동체의 붕괴를 막는 것은 시대적 과제이고, 국가가 책임지는 복지와 자유시장경제가 만들어내는 성장은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안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국가와 시장만으로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채택한 나라들의 공통적인 경험"이라며 "사회적경제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모든 경제적 활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고 양극화를 해소하는데 기여하는 한국경제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강원도는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특성이 반영된 사회적기업 모델을 발굴하고 사회적기업 육성을 위한 홍보·판로개척 등을 지원하기 위한 지역특화사업을 추진 중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사회적 경제의 기본은 사람"이라며 "시장경제에서는 시스템을 유지시키기 위해 자르는 방식으로 사람이 희생되는 것이 용납될 수 있겠지만 사회적경제는 함께 해결할 방법을 모색하는 방법으로 사람을 살리는 것인 만큼 앞으로도 도내 사회적경제조직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새로운 모델·발굴 육성 등 다각적인 노력과 지원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회적경제 개념이 국내에 도입된 것은 지난 2007년 제정된 사회적기업육성법과 2012년 제정된 협동조합기본법으로, 이후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확산되고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이 설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