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원하기
  •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 오탈자제보

삼성 이재용 승부수…그룹 심장 미래전략실 TF도 손댔다

[심층취재]컨트롤타워 혁신 가속…이재용 멘토 최지성 진두지휘

  •  

cnbnews 정의식기자 |  2015.03.16 17:31:21

▲지난 2012년 12월 30일 오후 김포공항으로 귀국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마중나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삼성 미래전략실 최지성 부회장(사진: 연합뉴스)

삼성그룹의 사령탑 역할을 해온 미래전략실이 태스크포스(TF) 인력들을 원래 소속된 계열사로 대거 돌려보내며 조직 슬림화를 추진하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은 조직도에 명시되지 않은채 여러 TF에 분산돼 있던 인력을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순에 걸쳐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제일기획 등 원래 소속사로 대거 돌려보냈다.

이는 지난달 설 연휴 직후 최지성 실장(부회장)이 TF 인력의 전수조사를 실시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TF가 방만하게 운영되지 않도록 필수 인력을 제외한 대다수를 계열사에 원대 복귀시키라고 지시한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컨트롤타워 미래전략실의 변모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은 과거 회장 비서실(1959∼1998년), 구조조정본부(1998∼2006년), 전략기획실(2006∼2008년)의 맥을 잇는 회장 직속의 핵심 참모조직으로, 그룹 경영의 큰 그림을 그리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해왔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6팀, 1단, 1실 체제로 운영되다가 현재는 8팀(전략1팀, 전략2팀, 경영진단팀, 기획팀, 인사지원팀, 커뮤니케이션팀, 준법경영팀, 금융지원팀) 체제로 짜여 있다. 전략1·2팀은 계열사간 사업구조조정이 주된 업무이고, 경영진단팀은 감사를 맡는다. 150여 명에 달하는 임직원 대부분은 과장·부장급 이상의 직급으로 구성됐다.

미래전락실 수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멘토’로 불리는 최지성 실장(부회장)이다. 1977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삼성전자 반도체판매사업본부 사업부장과 디지털미디어 총괄 겸 디자인경영센터장 사장 등을 거쳐 2012년 미래전략실장으로 취임했다.

최 실장의 취임 이후 미래전략실은 과거 구조조정본부의 위상을 거의 회복했다는 평을 들어왔다.

지난해 미래전략실은 삼성SDS, 제일모직 등의 상장과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방위산업·화학 계열 4개 회사 한화그룹 매각 등 대대적 사업구조조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전략실 TF팀 문제 지적 효율화 추진

미래전략실의 8개 팀들은 각기 최소 1~2개에서 3~4개에 이르는 TF를 운용해왔다. 문제는 이들 TF가 미래전략실 조직도에 명시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계열사 TF를 지휘하거나 협업하는 경우가 많아, 구성원들의 소속이 불명확한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또한 TF 사무실이 삼성 서초사옥 외에도 계열사 사옥 곳곳에 흩어져 있어 정확한 운영 실태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점도 문제가 됐다.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조직 효율화’를 위한 조치가 필요했다는 것이 삼성그룹 측의 설명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그간 미래전략실 밑에 조직도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TF가 있었다. 이 중 소속이 불분명한 직원들을 미래전략실 소속으로 바꿔 일하게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돌려보낸 걸로 보면 된다”면서 “명실상부한 미래전략실 조직을 만들기 위해 일종의 정비작업을 한 것이라고 보면 정확하다”고 말했다.

다른 삼성 관계자도 “크게 보면 미래전략실 조직이 축소됐다고도 볼 수 있지만 구조조정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조직 효율화 측면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부회장, ‘슬림, 효율 참모조직’ 요구

재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1년여간 추진해온 ‘조직 효율화’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 5월 11일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 삼성그룹을 이끌어가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은 ‘조직 효율화’에 특히 방점을 찍어왔다.

방위·화학기업 4개사를 과감하게 한화그룹에 넘긴 것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외에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인력 500여 명을 소비자가전부문으로 재배치하는가 하면, 삼성전기의 카메라 모듈과 통신 모듈을 생산하는 2개의 사업부를 하나로 통폐합하고, 삼성디스플레이의 TV와 모바일로 나눠져 있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사업부도 합쳤다.

삼성물산도 지난해말 4사업부 체제에서 3사업부 체제로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700~800명의 인력에 대해 권고사직을 진행하고 있으며, 삼성중공업은 조선해양영업실을 해체했다.

이렇듯 이 부회장이 최 실장과 미래전략실을 중심으로 삼성그룹 전반의 조직 효율화를 추진해왔는데, 그 과정에서 미래전략실 조직 자체의 효율화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같은 징후는 이미 올초부터 감지됐다. 지난 1월 최 실장은 자신을 포함한 미래전략실 소속 전무 이상 임원 18명에게 1월말 지급되는 성과인센티브(OPI) 전액을 반납시켰다. 고위 임원들이 솔선수범해 긴장감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론 때문이었다.

이번 ‘TF인력 원대복귀’ 조치 역시 지난 1년간 이 부회장이 추진해온 ‘조직 효율화’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결단이라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비대한 조직보다는 소수정예로 의사결정이 빠른 전략적 조직을 끌고 가겠다는 것이 이재용 부회장의 의도”라며 “향후의 미래전략실은 ‘좀 더 슬림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참모조직’을 지향할 것”으로 분석했다.

(CNB=정의식 기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