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화랑가를 중심으로 과연 230억 원이라는 금액이 어떻게 나왔는지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 금액이 KIAF 5일간 180여개 화랑들이 올린 거라는 주최 측 발표와 달리 참가 화랑들은 "도대체 어느 화랑이 작품을 팔았는지 궁금하다? 참가비도 뽑지 못했는데 어떤 근거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그림 판매금액을 밝히지 않는 건 관행이다. 판매 경쟁이 치열해 팔리지 않아도 팔렸다는 '빨간 스티커'를 붙여놓기도 한다. 고객이 구매 예약을 했음에도 정확한 금액을 산정해 발표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주장도 있다.
정식으로 판매되고 거래액이 통장으로 입금돼야 정확하게 매출로 산정된다는 건 상식이다.
KIAF측 발표가 사실이라면 화랑들은 수십 억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그러나 대다수 화랑은 세금은커녕 손해만 봤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주최 측인 (사)한국화랑협회 관계자는 "행사기간동안 인원을 동원해 참가 화랑들의 판매 현황을 조사한 결과라 어느 정도의 금액 차이는 보일 수 있으나 부풀려진 금액은 아니다"고 말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세계적인 컬렉터인 조지 웡 파크뷰 그린 그룹 회장이 개막 당일 현장에서 1억 원이 넘는 작품을 구입했고, 추가로 몇 점의 작품을 더 구입하겠다는 것도 매출에 영향을 줬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1등석 항공권을 제공하고 모셔온 큰손이 연 지갑에서 확인된 금액은 달랑 1억 8000만 원이다. 그가 더 구입하겠다는 작품이 수십 억 원일까? 이런 의문에 참가화랑들은 "글쎄"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 미술시장 매출은 2007년 6045억 원에서 급전 추락해 지난해 3903억 원으로 35%나 급감했다. 정부에서도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해 6300억 원을 투입해 창작·유통·향유 간 상호 연관과 영향관계를 분석했다. 강점은 살리고 취약 분야는 적극 보완, 선순환 미술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발표를 내놓았다.
관행적으로 오랜 기간 이어진 미술시장의 판매금액 뻥튀기는 검은 거래의 온상으로 도마에 자주 오르고 있다.
이제라도 정확한 거래 기준을 만들고 발표에 대한 객관적인 시스템을 만들어 누구라도 납득을 할 수 있어야 침체기에서 벗어나려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미술시장 활성화에 발판이 될 것이다.
CNB=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