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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버 인수하는 SK텔레콤…스마트폰 시장 진출할까?

[심층취재] 앱세서리·스마트폰 ‘두 마리 토끼’ 잡기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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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14.06.17 15:01:05

▲아이리버의 고품질 음향기기 아스텔앤컨 AK120 Ⅱ(사진 제공: 아이리버)

SK텔레콤이 아이리버의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인수 목적을 두고 다양한 해석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SK텔레콤 측은 “앱세서리 시장 진출 때문”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일각에서는 과거 SK텔레텍, SK텔레시스로 시도했던 ‘휴대폰 개발’에 다시 도전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 SK텔레콤의 진짜 속내는 뭘까? CNB가 궁금증을 풀어봤다. (CNB=정의식 기자)

SK텔레콤 ‘아이리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스마트폰 시장 진입 가능성 열려 ‘주목’
앱세서리·스마트폰, ‘동시 카드’로 돌파

아이리버의 매각 주관사인 다이와증권은 지난 13일 아이리버 최대주주(지분율 34.5%)인 (유)보고리오투자목적회사와 KGF-RIO 리미티드(이하 ‘보고펀드’)가 우선협상대상자로 SK텔레콤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다이와증권에 따르면, 보고펀드와 SK텔레콤은 구체적인 인수 조건 등을 협의해 조속한 시일 내 본 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른 매각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다. 구체적 매각금액과 고용승계조건 등 상세 내용에 대해서는 추후 공시할 예정이다 .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인수전에 참여하기 전에는 아이리버가 일본 음향회사들에게 인수될 것이 유력하게 점쳐졌으나 SK텔레콤의 등장 이후 급속도로 추가 기울었다.

SK텔레콤이 아이리버를 인수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아이리버의 음향기기 개발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이리버가 스마트폰을 판매한 경험이 있다는 점을 들어, SK텔레콤이 스마트폰 시장 진출에 앞서 ‘간보기’에 나선 것이라는 추측을 제기하고 있다.  

▲아이리버 초창기 히트모델 ‘프리즘(iFP-100)’(사진 제공: 아이리버)


 
아이리버 ‘MP3 신화’ 이어갈까?

아이리버는 2000년대 초반 MP3 플레이어 시장을 이끌었던 글로벌 음향기기 제작사다.

1999년 1월 설립된 레인콤(아이리버의 전신)은 2002년 삼각기둥 형태의 ‘프리즘(iFP-100)’을 출시한 후 항공모함을 닮은 ‘크래프트’, 목걸이형 ‘N10’을 비롯한 다양한 MP3 플레이어를 출시하면서 MP3 분야 세계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 했다. 

하지만 애플의 아이팟이 파격적인 디자인과 편의성, 가격, 아이튠즈 등을 무기로 세계적 인기를 끌자 레인콤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급격히 스마트폰 위주로 바뀌어가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클릭스’ ‘G10’ 등 다양한 스마트기기를 내놓았지만 아이폰과 뒤를 이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이 시장에 대거 등장하면서 아이리버는 긴 쇠락기를 맞게 된다.

매출이 줄자 한때 주당 10만원을 호가했던 주가도 한때 1000원대까지 폭락했다. 2006년말 보고펀드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네비게이션과 PMP, 스마트폰 액세서리 등 다양한 제품을 내놓았지만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2012년 고품질 원음(MQS) 재생기기 ‘아스텔앤컨’을 내놓으며 아이리버는 ‘기사회생(起死回生)’했다. 아스텔앤컨은 70만원대 이상의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원음 애호가들에게 인정받아 꾸준히 판매를 늘린 끝에 현재는 아이리버의 주력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아이리버의 e북 리더 ‘스토리K HD’(사진 제공: 아이리버)

SK텔레콤 “앱세서리 시장 진출 본격화”

SK텔레콤이 아이리버를 인수한 목적도 일단은 아스텔앤컨을 위시한 음향기기들과 전자사전, e북 리더 등 다양한 스마트기기들을 앱세서리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CNB와의 통화에서 “앱세서리 시장 진출을 위해 아이리버를 인수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스마트빔, 스마트로봇 등 앱세서리 시장이 의외로 크고, 이미 여러 벤처기업들과 공동으로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며 “아이리버의 노하우가 결합되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앱세서리’는 ‘앱’과 ‘액세서리’를 합성한 신조어다.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앱)과 각종 전자기기들을 연동해 첨단 스마트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군을 이른다. 스마트시계, 모바일 포토프린터, 홈모니터링, 교육용 기자재, 의료기기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스마트로봇 ‘아띠’, 초소형 프로젝터 ‘스마트빔’, 미라캐스트 기기 ‘스마트미러링’ 등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하는 다양한 앱세서리들을 출시해왔다. 음향 분야에서 남다른 기술력을 확보한 아이리버가 이 대열에 합류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아이리버의 독특한 디자인 능력과 아이디어 창출 능력도 매력 요인이다. 아이리버는 그간 애플을 방불케하는 디자인 감각으로 차별성을 유지해왔으며, 색다른 아이디어에 기반한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해왔다.

▲아이리버가 판매했던 중저가 스마트폰 ‘울랄라’(사진 제공: 아이리버)

스마트폰 시장 ‘재도전’ 가능성 열려

아이리버가 과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출시한 바 있고, SK텔레콤이 SK텔레텍, SK텔레시스 등 휴대폰 제작사를 소유했던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이번 아이리버 인수가 SK텔레콤이 스마트폰 시장에 재도전하기 위한 포석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많다.

이동통신사 LG유플러스와 단말기 제작사 LG전자를 모두 보유한 LG처럼 SK도 망(網, 네트워크)과 단말기를 모두 가지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특히,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MAE 2014 전시회에서 아이리버 인수에 대해 “단말 비즈니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혀 이러한 예견을 부추겼다.

하 사장은 “(아이리버 인수가) SK텔레콤의 단말 기획, 디자인 콘셉트, 출시 등 전 과정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서 ‘단말’은 ‘스마트폰’을 특정지어 지칭한 것이라기보다는 사물인터넷 분야의 다양한 인터넷 접속 기기들을 통칭한 의미로 보인다. ‘통화’ 기능이 들어간 다양한 기기의 제조 가능성이 높다는 것.

SK텔레콤 측은 스마트폰 시장 재도전 가능성에 대해 “아직은 그것과 관련해 할 말이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스마트폰’ 개발 자체를 부정하진 않고 있다.  

‘오비이락’일 뿐…확대해석 ‘경계’

한편, SK텔레콤의 이번 아이리버 인수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시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전문가는 “SK텔레콤의 아이리버 인수 비용은 300억원 내외로 예상되는데, 이는 한해 마케팅비용만 3조5000억원에 달하는 거대기업 SK텔레콤에게는 소소한 금액”이라며 “큰 의미없는 기업쇼핑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그는 “스마트폰 시장은 팬택같은 국내 3위업체도 생존 가능성이 낮아진 레드오션”이라며 “아이리버는 중국산 스마트폰을 수입·판매한 것에 불과해 스마트폰 개발력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지적했다. 아이리버를 통한 스마트폰 시장 재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SK텔레콤 측이 아이리버 인수 목적으로 얘기하고 있는 앱세서리 시장에 대해서도 “삼성전자와 애플, 구글 등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들이 너나 없이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라 SK텔레콤과 아이리버가 확보할 수 있는 영역은 극히 협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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