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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닮은꼴’··우주인후보 KAIST 여장부들

3차선발 통과 이소연·박지영씨···알고보니 선후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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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편집팀기자 |  2006.10.30 18:23:16

▲박지영씨(왼쪽)와 이소연씨가 KAIST 교정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HelloDD

"KAIST 노래 동아리 중 '동틀'이라는 곳에서 활동을 했었습니다."
"정말로요? 저도 '동틀'에 있었는데…."

한국 최초의 우주인 3만6천 명의 지원자 가운데 3차 선발을 거쳐 살아남은 30명 중 KAIST(한국과학기술원)인 2명이 살아남았다. 그것도 모두 여성이다. KAIST의 바이오시스템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소연 씨와 화학과에서 석사과정 진행 중인 박지영 씨가 주인공.

이 둘은 이번 선발과정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이. 하지만 자신들도 놀랄 만큼 닮은꼴이다.

저녁시간이 얼마남지 않은 오후에 KAIST 바이오시스템 학과 1층 로비에서 만난 이들은 우선 우주인 선발시험에 지원한 동기부터 비슷했다.


■ 지원동기·취미·진로희망까지 판박이

이소연 씨는 "어린 시절 영화 등에서 봐왔던 여성 우주인에 대해 많은 동경을 가져왔다"라며 "과학기술고등학교에 합격하면서 '우주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꿈을 꿔왔다"라고 밝혔다. 박지영 씨 역시 여성 우주인이라는 것에 대한 호기심이 입사원서를 작성하는 계기가 됐다. 거기에 KAIST 학생이라는 것도 한 몫을 거들어 우주로 날아가는 꿈을 가지게 된 것.

둘은 취미 또한 비슷하다. 인터뷰를 통해 알게된 사실이지만 모두 KAIST 내 노래 동아리 '동틀' 출신이다. 이소연 씨가 1997년에, 박지영씨가 2001년에 활동했던 관계로 서로 부딪히는 일은 없었지만 같은 동아리 출신이라는 이야기에 묘한 유대감이 생겼다.

이날도 이 씨는 지인의 결혼식에 축가를 부르고 올 정도로 노래실력이 수준급이다. 박 씨 역시 지방 경연대회에 출전할 정도로 사신의 노래실력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여성.

노래 뿐 아니라 하고 있는 취미로 즐기고 있는 운동도 같다. 이 씨는 태권도 공인 3단의 실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번 시험에서도 팔굽혀펴기가 가장 쉬웠다라고 정도의 운동 마니아. 현재 열심히 하고 있는 운동은 바로 '수영'이다. 박 씨 역시 지금까지 다양한 운동을 해오다 최근 들어 '수영'을 통해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있다.

그렇다면 미래에 대한 설계는 어떨까? 이 씨는 현재 박사과정을 마치면 '사이언스 컨설팅업'을 하고 싶은 바람을 들어냈다.

이 씨의 말에 의하면 현재 한국의 과학계는 연구 성과에 대한 홍보도 부족하고 각종 행사를 연구 성격에 맞도록 치루고 있지 못하다. "디자이너나 이벤트 회사들은 그저 예쁘게 꾸미는 것에만 신경 쓰고 있다. 하지만 과학에 관한 행사들은 모양새만 좋아선 안된다"라고 이 씨는 주장한다. 때문에 이 씨는 자신이 직접 컨설팅 회사를 차려 국내 과학계의 다양한 홍보에 앞장서고 싶다는 것.

이 말은 들은 박 씨는 대뜸 "언니가 회사를 차리면 나를 취직시켜달라"라고 졸랐다. 박 씨 역시 '과학기술의 사회통합을 위한 국제 학생회의(ICISTS-KAIST)' 행사 등 다양한 학내 행사를 준비해 오면서 이 씨와 같은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 예전부터 이 씨와 비슷한 일을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 현재 연구 분야 실험을 우주에서

또한, 이 둘은 한국 최고 이공계 대학을 다니고 있는 만큼 우주인이 되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연구의 일부분을 우주에서 진행해 보고 싶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박지영 씨는 현재 NMR(자기공명영상)을 이용해 단백질 구조를 분석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이용해 구조를 확인할 단백질이 너무 작아 분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 씨는 "기억이 확실할지 의문이지만 예전 한 TV프로그램에서 크기가 축구공만한 단백질을 우주에서 실험하는 것을 본 적 있다"라며 "그 정도 크기의 단백질을 분석해 보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이소영 씨 역시 현재 연구실에서 진행하고 있는 과제를 우주에서 해보고 싶어했다. DNA 분리칩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인 이 씨는 "진공상태에서 해야 하는 실험이 많은데 우주에 나가면 이 부분이 쉽게 해결되지 않겠는가?"라며 "지상에서 진행한 실험을 완벽히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씨는 예전 연구실에서 만들었던 인공위성 자세제어 트러스터(Truster)를 우주에서 직접 가동해 보고 싶은 꿈도 있다. 그는 "만들면서도 과연 우주에서 제대로 작동할지 자신할 수 없었다"라며 우주에 나가 직접 실험하고 싶은 욕심을 드러냈다.

서로 비슷한 모습을 가지고 있어 급속도로 친분이 두터워진 둘이지만 우주인을 향한 다음 목표를 위해선 상대방을 최고의 라이벌로 의식하고 있었다. 박 씨는 "30명에 KAIST생이 2명 포함됐다는 것도 대단한데 10명에 둘 다 포함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듯 하다"라며 "그런 의미에서 이소연 씨가 현재 가장 큰 라이벌"이라며 견제의 눈길을 번뜩였다.

"KAIST에 다니는 학생들도 남들과 똑같은 사람"이라며 "공부만 하는 사람이란 고정관념을 버려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는 이들 두 명의 우주선 탑승여부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CNBNEWS 제휴사 / 대덕넷 김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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