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GM 쉐보레의 소형차 크루즈가 미국 한 매체의 10개 소형차 평가에서 당당 1등을 차지해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의 온라인 신문이며 워싱턴 DC 등 일부 지역에서 무가지 신문을 발행하는 이그재미너(examiner.com, 2010년 7월 기준 하루 방문자 2080만 명)는 최근 현대 아반테(미국 모델명 엘란트라), 기아 포르테, 포드 포커스, 폭스바겐 제타, 혼다 시빅 등 미국 내 시판 10개 소형차에 대한 도로주행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 쉐보레 크루즈가 종합 1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분야별 채점으로 차량 특성 파악할 수 있어
이그재미너의 자동차 담당 브래디 홀트 기자가 10개 차종을 각각 일주일씩 몰아보고 평점을 낸 이번 평가에서 특이한 점은 다른 매체의 도로주행 테스트와는 달리 △안락-고급성 △운전감 △실용성 △안전도 △연비 △가격 등 여섯 가지 기준을 정해 10개 자동차의 순위를 정한 다음, 종합평점으로 1등을 뽑았다는 데 있다.
즉, “전체적으로 이 차가 가장 좋다”라는 식으로 평가한 게 아니라, “달리는 성능은 A차가 최고지만, 이 차는 가격이 너무 비싸고, 실용성은 떨어진다” 등으로 부분별 평가를 먼저 진행함으로써 각 차종의 특징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쉐보레 크루즈는 △안락-고급성 = 2등 △운전감 = 1등 △실용성 = 8등 △안전도 = 1등(미국 정부가 충돌 테스트를 마친 6개 모델 중. 아반테, 포드 포커스, 혼다 시빅, 스즈키 키자시는 아직 충돌테스트 안 받음) △연비 = 7등 △가격 = 6등의 점수를 받았다. 이 성적표만 보면 크루즈의 특징을 잡아낼 수 있다. 즉. 잘 달리고 안전하고 안전하지만, 연비가 낮고 가격도 싼 편이 아니며, 실용성은 아주 낮은 차라는 점이다.
종합평가에서 홀트 기자는 “완벽과는 거리가 있지만 염가형 차라는 느낌을 주지 않으려 노력했고, 다른 차종들처럼 실내 공간, 연비, 가치 등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정리했다. 가격으로 경쟁하는 소형차 치고는 일부나마 고급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결론이다.
컨슈머리포트 평가 1위 아반테는 4위에 머물러
미국 최대의 품질평가 매체인 컨슈머리포트의 소형차 평가에서 당당 1위에 올라 있는 현대 아반테는 이번 평가에서 종합 4등에 올라 다소 부진한 면을 보였다. 부분별 평가는 △안락-고급성 = 7등 △운전감 = 9등 △실용성 = 6등 △안전도 = 미국 정부의 충돌 테스트 결과 아직 없음 △연비 = 1등 △가격 = 3등이었다. 결과적으로 성능은 다소 떨어지지만 경제난 시대에 최고의 연비와 좋은 가격으로 미국 소비자에 어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포르테는 ‘꼴찌에서 2등’으로 낮은 평가
기아 포르테는 종합 9등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성적표는 △안락-고급성 = 10등 △운전감 = 8등 △실용성 = 2등 △안전도 = 4등 △연비 = 5등 △가격 = 1등이었다. 값싸고 실용적이란 점 이외에는 별 볼일 없다는 혹평을 들은 셈이다.
따라서 예컨대 “나는 다른 건 중요하지 않고 주행성능만 최고면 된다”는 구입 예정자라면 이 채점표를 참고할 만하다.
국산 차가 포함된 품질 테스트에서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은 “미국 수출용 차와 국내 시판용 차는 다른 것 아니냐”는 시비다. 미국 컨슈머리포트가 아무리 현대 아반테를 1등에 올려놓았고 그건 미국 얘기일 뿐, 한국에서 판매되는 아반테와는 다른 얘기라는 반론이 가능한 얘기다.
쉐보레 크루즈가 이번 테스트에서 1등을 했다고는 해도 그건 미국 시판용 크루즈가 그런 것일 뿐, 한국GM이 판매하는 크루즈와는 상관없다는 주장이 나올 수도 있는 이유다.
이에 대해 한국GM 측은 22일 “미국 차량은 미국에서, 한국 차량은 한국에서 부품을 조달받고 생산하기 때문에 완전히 동일한 차라고 할 수는 없지만, 부품 사양 자체는 세계적으로 동일하며, GM 본사가 제시하는 품질 수준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한국 크루즈와 미국 크루즈가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도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