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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SUV‘ 승자는?…포르쉐 카이엔, BMW X5에 "비켜"

금메달 카이엔 터보, 은 X5 M, 동 그랜드 체로키 SRT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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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최영태기자 |  2011.08.23 14:49:01

▲그랜드 체로키 SRT8. (사진=지프 홈페이지)

미국의 자동차 전문지 ‘모터 트렌드’가 별난 테스트 결과를 8월22일자 온라인판에 소개했다. 최고급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 3종에 각각 차 1대씩을 매달고 시내를 점잖게 달려보고, 이어 트랙을 최고속도로 달려보면서 성능을 비교해본 것이었다.

사실 덩치가 큰 SUV가 뒤에다 짐칸까지 매단 채 트랙을 전력으로 질주하는 풍경은 상상하기 힘들다. 그러나 모터 트렌드는 이번 테스트를 하면서 "SUV는 이름은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이지만 그간 유틸리티(활용성) 측면만 부각됐을 뿐 스포츠 측면은 간과됐다“며 ”SUV이면서도 스포츠 성능을 살린 모델이 출시되고 있으므로 이들을 비교해 봤다“고 밝혔다.

비교평가의 대상이 된 차종은 BMW의 X5 M, 포르쉐 카이엔 터보, 그리고 지프 그랜드 체로키 SRT8이었다. 이 셋은 모두 8기통 엔진에 500마력 이상의 강력한 엔진(카이엔과 X5, 그랜드 체로키는 470마력)을 장착해 슈퍼 SUV, 또는 미국에서는 SuperUV라고도 불린다.

▲"X시리즈 중 최초로 M자를 단 모델"로 BMW가 내세우는 X5 M. (사진=BMW 웹사이트)

시속 60마일을 4초대에 끊는 괴물 SUV들

이들 슈퍼 SUV들이 얼마나 큰 파워를 지녔는지는 정지 상태에서 달리기 시작해 시속 60마일에 도달하기까지의 시간만 보면 알 수 있다. 쏘나타처럼 날렵한 승용차도 0 → 60마일 도달 시간이 8.2초(4기통 2.4 GLS 엔진, 미국 컨슈머 리포트 측정치)나 걸린다.

그런데 이번 테스트에서 세 차종 모두 4초대(X5 4.1초, 카이엔 4.3초, 그랜드 체로키 4.6초)를 끊었으니, 그 폭발적 파워를 확인할 수 있다.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이라는 게 많은 사람을 태우고, 보트 등을 뒤에 매달고 놀러 가는 용도로 개발된 것이기에, 평가진은 시내 주행에서는 좌석에 5명이 탄 상황을, 트랙에서는 짐칸을 매달고 달리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전문 드라이버들이 질주해 본 뒤 총점을 매겼다.


“나는 마초” 숨기지 않는 그랜드 체로키 SRT8

그 결과 3등은 그랜드 체로키 SRT8이었다. 미국 내 판매가격(5만5295달러)이 나머지 두 독일 차(카이엔 터보 10만6975달러, X5 M 8만6575달러)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그랜드 체로키 SRT8은 성능이 여러 면에서 달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SRT8은 여러 측면에서 독특한 매력을 발산한다는 게 평가진의 결론이었다. SRT8의 장점으로 평가진은 ‘마초임을 감추지 않는 남성성’을 꼽았다. 두 경쟁 독일차가 엔진의 소음이 차 안으로 전달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한 반면, SRT8은 분주하게 움직이는 엔진의 느낌이 그대로 차 실내로 전달된다는 것이다.

또한 두 독일 모델이 도로의 충격이 실내로 전달되지 않도록 최고급 기술을 적용해 충격을 흡수하는 ‘독일 신사다운’ 서스펜션을 갖춘 반면, SRT8은 전통적인 코일 스프링 방식의 단순한 서스펜션을 적용해 ‘미국 마초’임을 전혀 숨기지 않는다.

이런 특징은 외모에서도 드러나 카이엔 터보와 X5 M은 형제 차종인 카이엔 또는 X5에 최소한의 변형만을 가해 자세히 뜯어보지 않으면 동급 모델 중에서도 최고급임을 알기 힘들게 돼 있다. 최고급 옷에 ‘촌스럽게’ 상표명을 대문짝만하게 달지 않는 패션 디자이너의 고집이라고도 할 수 있다. 반면 그랜드 체로키 SRT8은 일반 그랜드 체로키와는 다르게 온갖 장식과 표지를 붙여놔 “나 SRT8이야”이라는 사실을 잠시도 멈추지 않는다.

그래서 평가진은 “기름을 엄청 먹기 때문에 주유소에 자주 들러야 하는 SRT8은 주유소에서 반드시 ‘이 차는 뭔 차요?’라는 질문을 받게 된다”고 전했다. ‘튀는 복장의 마초’는 이처럼 시끄럽고 뻐기지만, 500마력대 독일 SUV에는 여러 가지로 상대가 안 되기 때문에 “고속으로 달리면서 코너링을 할 때 아주 조심해야 하며, 그렇지 않고 타이밍을 조금만 놓치면 죄값을 치러야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련된 X5 M…‘지킬 앤 하이드’ 급 카이엔 터보엔 못미쳐

2등은 BMW X5 M이 차지했다. BMW 모델 중에서도 스포츠 튜닝 차에만 붙는 ‘M'자를 달고 있는 이 차를 BMW는 “X 시리즈 차 중 최초로 M자를 단 모델”이라고 선전한다. 그만큼 스포티한 성능이 추가됐으며, 시내 주행이든 트랙에서 고속으로 달리기든, 안정감 있는 성능을 발휘해 평가진으로부터 “확실한 착지력의 바이에른 폭격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X5 M의 세련됨은 카이엔에는 미치지 못했다. 카이엔은 완전히 다른 두 몸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상시 가족 등을 태우고 나들이 갈 때 카이엔 터보는 교양있고 학식높은 ‘지킬 박사’ 같은 면모를 보인다. 반면 전력질주 등 근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순식간에 울퉁불퉁 근육을 드러내면서 ‘괴물 하이드’ 같은 괴력을 발휘한다는 말이다.

평가진은 “어떻게 이렇게 엔진 튜닝을 할 수 있는지 미 우주항공국(NASA)의 최고의 기술진도 궁금해 할 정도”라면서 카이엔 터보의 신기한 능력을 칭찬했다.

▲(자료=모터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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