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때리는 역할만 안했을 뿐 깊숙이 개입했다”
서울대 프락치 사건 피해자 중 한 명인 전기동(51) 씨는 6일 국회기자실을 찾아 이같이 증언했다.
이미 법적 심판이 끝난 사건에 대한 뒤늦은 증언이 어떤 논란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서울대 프락치 사건이란 서울대 학생회 소속 학생들이 1984년 9월 17일부터 27일까지 11일간 민간인 4명을 프락치로 오인하고 학생회관에 폭행∙감금한 사건을 말한다.
그러나 당시 군사정권이 대학 내 학생회 조직 결성을 제압하기 위해 폭력사건으로 만들었다는 의혹 제기가 계속되고 있는 사건이다.
우선 전씨는 “‘프락치 사건‘은 말도 안 된다”며 “프락치가 어디 있다고 프락치 사건이냐”며 해당 사건을 프락치사건으로 부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프락치 사건의 대안 용어로 제시된 ‘서울대 민간인 폭행∙감금 사건‘ 또한 올바른 표현이 아니라며 폭행∙감금만 있었던 게 아니라 협박과 고문, 살인조작 등도 있었다고 말했다.
전씨는 유시민 의원이 “직접 지시하는 것을 보지는 못했지만 당시 검찰∙경찰 수사기록과 다른 가해자의 의견을 물어본 결과 개입한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전씨는 자신이 잡혀왔을 당시 뒤에서 학생회 소속학생들이 몇 명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 중 한 사람이 유시민 의원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유시민 의원은 복학생 위주로 구성된 A팀에 소속돼 전씨 등에 대한 조사를 담당했다고 전했다. 전씨는 “그러다가도 폭행하고 때릴 때는 빠졌다“며 ”아주 간사하고 지능적으로 빠졌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 과정에서 전씨는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이 B팀으로 활동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씨는 이날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방청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 서울대 프락치 사건 피해자들의 증언을 담은 비디오 상영이 청문회장에서 무산되자 국회 기자실을 찾아 상영에 나선 한나라당 복지위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 기자실을 찾았다.
국회 복지위가 실시하는 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중인 때였다.
전씨는 또한 유 후보자가 프락치 사건 재판에서 피해자들이 앰뷸런스에 실려가는 것을 도왔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전씨는 유 후보자에게 모든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모든 공직에서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나아가 “대한민국이 폭력조직 국가냐”며 “어떻게 이런 자리(보건복지부 장관)에 올라갈 수 있냐”며 유 후보자의 장관 임명이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같은 사건의 피해자인 정용범 씨와 정씨의 어머니도 함께 했다.
정신 지체를 겪고 있는 정씨 대신 마이크 앞에선 정씨의 어머니는 “사과 한마디도 없다”며 “장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