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북핵실험의 대외 활동 반경이 넓혀지고 있다. 고향인 전남 목포를 방문한 후 부산도 찾는 등 영·호남으로 발길을 내딛는 김 전 대통령이 다시 중부권을 찾았다.
김 전 대통령은 15일 공주대 방문에 이어 오는 18일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아시아 지역 청년지도자 포럼인 '아시아 소사이어티' 초청 강연을 마지막으로 외부 초청 연설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내년 대선과 관련 발언을 한후 김 전 대통령이 중부권을 찾는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미국 중간선거에서 대북 강경파인 공화당이 패배하면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자 햇볕정책이 사장되지 않게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김 전 대통령이 연령과 건강에 구애받지 않고 각 지역을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현 정국에서 또 다른 가교역할을 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김대중 전 대통령은 햇볕정책 전파를,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강한 비판을 하는 것을 두고 ‘김대중·김영삼의 레슬링 정치’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즉, 양 김은 정해진 각본에 군중을 다시 열광속으로 몰아넣어 내년 대선에서 위치를 확보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징후는 최근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이 DJ를 찾은데 이어 YS를 방문한데서 엿볼수 있다. 즉 김혁규 의원이 다시 DJ와 YS의 가교역할을 자임하고 나선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15일 오전 충남 공주대학교에서 '민족의 운명과 우리 교육'을 주제로 한 초청 강연에서 "이번 미국 중간선거의 영향으로 대북관계 악화에 앞장선 초강경 세력이 퇴조한 것 같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이제 북미간 직접대화의 길도 열릴 희망이 보인다"며 "미국 국회의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직접 대화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북미 대화 진전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 DJ, 대학강의 통해 젊은 층 응집 나서
그는 핵 문제의 권위자인 한스 블릭스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최근 북미 직접 대화 등을 촉구하고 햇볕정책을 지지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햇볕정책은 남북간의 긴장 완화, 많은 교류 협력 등으로 상당한 성과를 올렸으나, 북미 대결이 햇볕정책의 완전한 성공을 저해시켜온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것은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크게 저해하고 1991년 남북간에 체결된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만큼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면서도 "오늘의 사태는 미국이 북한과의 직접대화를 거부하고 북한 체제를 뒤엎으려 한다는 의심을 갖게 만든 데도 원인이 있다"며 미국 책임론을 재차 거론했다.
그는 "북한 공산주의와의 통일이 쉽지 않지만, 포기해서는 안된다"면서 "우리는 젊은 세대에게 평화공존하고 평화교류하다가 장차 평화통일하는 그 길만이 한반도의 안정을 가져오고 남북의 공동 번영을 가져오는 길이라는 것을 정열적으로 교육해야 한다"며 통일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