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13일 “올해 안엔 경선얘기를 꺼내지도 말라”고 당에 불호령을 내렸다.
박근혜 전 당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두고 당이 들썩거리는 조짐이 보이자 입단속에 나선 것이다.
당 내부에서도 경선방식을 오픈프라이머리와 절충시키자는 이야기가 나온 마당에 더 이상 놔둘 수 없다는 일종의 ‘의지표명’이기도 하다.
강 대표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공정한 경선관리를 위해 의견을 내놓는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도 “경선을 과열화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당내 모임인 ‘희망모임’ 의원들이 주장한 ‘경선관리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그 주장에 난 동의 안 한다. 지금은 부동산이나 민생 위해 할 일이 많다”며 불쾌한 내색을 드러냈다.
또한, 이재오 의원을 비롯한 몇명 의원이 제의한 오픈프라이머리 주장에 대해서는 ”오픈프라이머리는 여권 정계개편에 밑자락을 까는 이야기”라며 “금년에는 이야기를 자제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권영세 의원도 지도부를 향해 “경선을 과열시키는 행동은 자중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열린우리당이 최근 부동산 등 경제 위기와 북핵 등 안보 위기는 아랑곳 않고 정권을 잡기위해 정계개편 구상만 하고 있는데, 한나라당은 경제·민생·안보를 유일하게 걱정하는 집단”이라며 “경선관리위원회 등을 주장하면 국민에 신뢰 받을 수 없고, 대안세력으로 인정도 못 받는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특히 당 지도부를 겨냥해 “지도부에 몸담은 사람들이 경선을 과열시키는 행동을 보인다면 당에 큰 해를 입힐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새로운 경선방식 도입하자” 당내 목소리 높아
현재 한나라당 경선방식은 ‘대의원 20%+당원 30%+일반국민 30%+여론조사 20%’로 진행된다.
하지만, 얼마 전 이재오 의원 등이 대의원의 비율을 줄이고 ‘전 당원+일반국민+여론조사’ 방식을 절충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당원의 비율은 50% 이하로, 일반국민의 비율은 30% 이상으로 올려 당보다 국민의 목소리를 더 들어야 한다는 세부안도 내놓은 바 있다.
공성진 의원 역시 오픈프라이머리 도입과 함께 ‘70만 정당원+30만 국민’ 등 새로운 방식을 주장해 잡음이 끊이질 않는 상황.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 전 서울시장은 이에 대해 “어떤 방식이든 상관치 않는다”고 밝혔지만 “의원들이 협의해 가장 좋은 방식을 내놓지 않겠느냐?”며 여운을 남긴 바 있다.
박 전 대표와 박 전 대표 사람인 강 대표는 이에 대해 “이 전 시장도 동의한 이야기”라며 현행 방식을 고수하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내년 경선을 둘러싸고 또 다시 큰 불이 피어오를 확률은 여전히 높다.